애플워치 울트라 2./애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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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미디어텍이 내년에 출시되는 애플워치에 통신용 ‘모뎀 칩’을 납품하게 될 전망이다. 미디어텍이 애플 공급망에 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워치 시장 1위 기업인 애플에 공급을 개시하며 모뎀 칩 사업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각) 대만 경제일보는 “미디어텍이 애플의 주요 제품 공급망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애플은 그동안 애플워치용 모뎀 칩을 인텔에 의존해 왔지만, 미디어텍이 일부 제품을 납품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뎀 칩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등의 통신 기능을 담당하는 제품이다.
블룸버그도 지난 10일 소식통을 인용해 “내년에 출시되는 애플워치의 최상급 모델인 애플워치 울트라에 스마트워치 중 최초로 위성통신 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하며, 일부 모델에 미디어텍의 모뎀 칩이 최초로 탑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차세대 애플워치는 내년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연간 약 8000만~9000만대 수준이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애플이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은 원가 절감 및 공급망 안정을 위해 납품처 다변화를 추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애플이 5년 넘게 미디어텍의 제품을 평가해 왔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9년 애플은 인텔 스마트폰 모뎀사업부를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모뎀 칩을 자체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강성철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모뎀 칩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내재화한 애플도 자체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만큼 설계 난도가 높은 제품”이라며 “애플에 납품을 개시하는 것만으로도 기술력이 상당 부문 입증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 점유율도 자연스레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텍이 애플의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모뎀 칩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모뎀 칩 시장은 퀄컴이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미디어텍과 삼성전자가 뒤를 잇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 워치 등에 탑재되는 모뎀 칩을 자체 개발해 자사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미디어텍은 기존에 주력하던 중저가 시장을 넘어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제품 공급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미디어텍은 모뎀 칩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두뇌를 담당하는 AP, PC용 CPU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리미엄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탭S10에도 미디어텍의 AP가 탑재됐다.
미디어텍은 AI PC용 CPU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엔비디아와 협력해 Arm 기반 AI PC 프로세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당 프로세서는 설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TSMC의 3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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