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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화학무기···알아사드가 퍼뜨린 ‘독’ 찾아야 하는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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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CW,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관 입국 요청

2013년 사린 가스 공격, 많은 민간인 사망

경향신문

한 여성이 12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알레포 시내를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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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남긴 화학무기와 마약을 찾아내는 일이 시리아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남겨진 화학무기의 정확한 양과 행방이 파악되지 않아 약탈 우려를 키운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알자지라에 따르면,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특별 회의를 열어 시리아에 화학무기 조사관 입국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니콜 샴페인 미국 OPCW 대표는 “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시리아의 새 지도부가 국제사회 및 OPCW와 협력해 단번에 작업을 끝낼 기회”라고 말했다. 토마스 쉬브 독일 대표도 “관련 창고와 시설을 식별하고 안전하게 확보되고 OPCW의 조사에 응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 알아사드의 화학무기 잔재를 최종적으로 확실하게 파괴할 기회”라고 밝혔다.

OPCW는 1997년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라 설립된 화학무기 감시 기구다. 시리아도 2013년 가입했지만, 알아사드 정권에서 화학무기를 제조·사용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알아사드 전 대통령은 2013년 반군이 점령한 지역에 사린 가스를 실은 로켓을 발사해 여성과 아동 등 14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는 최악의 화학무기 민간인 살상 사례로 꼽힌다. 알아사드 정권은 화학무기 보유 사실을 직접 인정한 적도 있다.

정권 붕괴 이후 혼란이 거듭되는 현시점에 잔여 화학무기가 극단주의 단체의 손에 들어간다면 수천 명이 사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아 있는 양을 둘러싼 추정치는 엇갈린다. WP에 따르면 과거 시리아가 제조했다고 인정했으나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머스터드 가스는 360t 이상이며 사린 가스 원료 5t도 실종됐다. WP가 입수한 2016년 조사 기록에 따르면 당시 시리아 정부 관계자들은 “운송 중 교통사고로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레고리 코블렌츠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아사드는 사라졌지만 화학무기의 유령은 여전히 시리아에 떠돌고 있다. 화학무기가 반군의 경쟁자 또는 테러리스트에 의해 약탈당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WP에 밝혔다.

한편 알아사드 정권이 마약을 제조해 보급한 정황도 드러났다. CNN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다마스쿠스 공군부대에 있는 대형 창고에 캡타곤 알약 수천 정과 제조 장비가 담겼다. 캡타곤은 중독성이 강한 암페타민류 약물로 ‘가난한 이들의 코카인’으로도 불린다. CNN은 “미국의 제재를 받는 알아사드 정권에게 캡타곤 거래가 경제적 생명선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알아사드 정권이 마약 제조와 유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BBC는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 개입된 캡타곤 제조 및 유통 현장을 확인해 보도했다. 앞서 유엔과 미국 또한 주요 캡타곤 생산지가 시리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캡타곤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사회 문제가 됐으며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2021년 해외에서 압수된 시리아산 캡타곤이 약 60억달러(약 8조600억원)어치라는 추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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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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