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범(왼쪽부터)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17일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 등록 전 단일화 회동에서 기념촬영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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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各自圖生)’, 결국 저마다 살아 나갈 방도를 꾀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 최대 화두인 야권 단일화는 끝내 불발됐다. 탑독인 이기흥 후보와 반(反)이기흥 기치를 내건 후보들의 대립 구도에서 “하나로 뭉치지 않으면 이기흥 회장의 3선을 막지 못한다”는 공감대를 형성됐지만, 결말은 무산이었다.
후보 등록 및 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은 “다른 후보자분들과 깊은 논의를 나눴지만, 단일화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2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모처의 한 카페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단일화 협상 과정 중 후보 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후보만 6명이다. 경선 규모는 역대 최대 인원에 해당한다. 이번 단일화 실패를 두고 복수의 체육계 관계자는 “체육회장 선거가 투표인단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이 회장이 장기집권하면서 각계 각층에 자기 사람을 만들어놨다”면서 “이대로 투표가 진행되면 야권의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 이 후보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 가득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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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시각은 어떨까. 김현수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개혁이란 건결국 기존 기득권 세력을 넘어서야 가능하다”면서 “지금 체육계를 보면 그런 동력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말뿐인 개혁이라는 의미다.
이어 그는 “선거 구도가 이기흥 후보와 반이기흥 세력의 대립으로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무래도 정책 경쟁보다는 그 부분에 계속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개혁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간절하고 절실해야 한다. 그런데 (단일화 실패에서 그대로 드러났듯이) 오히려 개혁을 원하는 후보들이 자기 것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구강본 국립한국교통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큰 틀에서 단일화라는 대의명분에는 서로 공감대를 갖고 있긴 해도, 실질적인 욕심을 내려놓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다. 후보들이 일종의 주인 의식을 버리지 못한 결과”라면서 “이기흥 후보에 맞서 모두가 ‘수혜자’를 자처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단일화 얘기가 나왔을 때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 교수는 “후보들 대다수가 지난여름 파리 올림픽을 마친 뒤 차기 체육회장 도전을 결심했을 것이다. 다만, 후보 단일화 논의는 최근 일주일 사이 빠듯하게 진행된 감이 있다. 물밑 접촉을 감안하더라도 서로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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