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환노출 큰 수출주에 긍정적
트럼프2기 약가인하·생물보안법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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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속도조절론이 부상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하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다만 고환율이 4년여간 지속된 만큼 영향은 제한적이란 관측과 함께 수출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종목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약가 인하, 탈중국화에 따른 반사이익 전망도 긍정적 대목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지수’는 최근 한달(2024년12월6일~2025년1월8일) 간 7.09% 상승했다. 거래소가 분류하는 KRX 28개 지수 중 5위다. 지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4.56%), 셀트리온(6.73%), 유한양행(14.37%), HLB(9.44%), SK바이오팜(12.39%) 등 72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헬스케어는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업종이 부진하며 주도주 자리가 위태로워지자 차기 주도주로 주목받은 업종이다. 미국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 거래 제한을 골자로 한 생물보안법이 시행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금리인하기에 접어들면서 바이오벤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며 신약개발 활동이 늘 거란 기대감도 겹쳤다. 제약·바이오는 자본조달 비용이 높아 금리인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금리인하 속도조절론이 불거지며 거시경제 환경은 달라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대부분 위원들이 인플레이션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속도조절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몇 개 분기 동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월가의 대형 투자 자문사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이날 고객들에게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금리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수혜를 기대했던 바이오 업종 전반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기업 대부분이 미래의 가치들을 가져오는 건데 금리가 높으면 할인을 더 많이 하게 된다”며 “금리인하가 기대보다 늦어지면 영향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지연 여파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3년간 금리인하를 기다린 피로감이 투자심리에 반영됐다”며 “금리인하는 플러스 요인이며, 오히려 부실종목을 선별해 낼 수 있는 계기로 작동될 수 있다”고 봤다.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 수출주 등 환 노출이 높은 기업이 긍정적이라고도 설명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추진하는 약가 인하, 생물보안법 등은 국내 업체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국제가격 비교를 통해 제약사의 자발적인 가격 조정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자 한다. 이는 국내 바이오시밀러사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가격이 30%가량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다. 약가 인하 정책은 고가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는 대상이 아니므로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 전망된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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