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라 이어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입성에는 실패
이치로 "1표 부족 오히려 다행...
불완전하니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소감
스즈키 이치로가 22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의 유니폼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애틀=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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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며 야구 역사에 또 한 번 선명한 발자국을 새겼다. 다만 딱 한 표 차이로 '야수 최초' 만장일치 입회에는 실패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22일(한국시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이치로와 투수 C.C. 사바시아, 빌리 와그너 등 3명이 2025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고 발표했다. 명예의 전당 입성은 MLB에서 10시즌 이상 활약하고, 현역에서 은퇴한 뒤 5년이 지난 선수 중 BBWAA 회원이 참가하는 투표에서 75% 이상을 득표해야 달성할 수 있는 대업이다. 75%를 얻지 못하면 10년 동안 재도전할 수 있고, 득표율 5% 미만 선수는 이듬해 후보에서 자동으로 탈락한다.
이 중 이치로는 전체 투표인단 394명으로부터 393표를 얻었다. 명예의 전당 입성 기준을 훌쩍 넘은 99.75%의 높은 득표율이다. 단 애초 기대를 모았던 만장일치 입회는 단 한 표 차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치로가 시애틀 소속이던 2019년 3월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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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역사상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입회는 딱 한 차례 있었다. MLB 통산 세이브 1위(652세이브) 기록을 가지고 있는 마리아노 리베라가 2019년 득표율 100%를 달성한 바 있다. 야수 중에서는 2016년 켄 그리피 주니어와 2020년 데릭 지터가 최초 만장일치에 도전했지만, 각각 3표와 1표가 모자랐다.
그만큼 몰표를 받기가 어렵다는 의미지만, 이치로가 MLB에서 19시즌 동안 남긴 족적을 감안하면 당사자에겐 다소 아쉬운 결과다. 1992년 일본 프로야구에 데뷔한 그는 2001년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미국에 진출, 절정의 콘택트 능력을 과시하며 자국 리그에 이어 MLB 무대도 평정했다. 이치로는 입단 첫해에 157경기에 나서 타율 0.350 8홈런 69타점 127득점 56도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했고, 골드글러브∙실버슬러거∙올스타 등 숱한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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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그의 활약은 멈출 줄 몰랐다. 그는 2004년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62안타)을 포함해 해당 타이틀을 7차례(2001∙04∙06∙07∙08∙09∙10년)나 차지했고, 타격왕 2차례(2001∙04년)와 실버슬러거 3차례(2001∙07∙09년)를 수상했다. 데뷔 후 10년 연속 골드글러브와 올스타에 동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이치로는 불혹을 훌쩍 넘긴 만 45세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가며 MLB 통산 2,653경기에 출전,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를 기록한 뒤 2019년 은퇴했다.
이치로가 2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시애틀=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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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정된 직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1년 처음 MLB에 왔을 때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며 "한 걸음씩 전진해 오늘을 맞이한 것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만장일치 무산에 대해서는 "1표가 부족한 게 오히려 다행이다. 불완전하니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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