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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조기 대선 생각 안 한다"는 與...윤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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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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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가 '조기 대선'이라는 표현을 금기시하는 등 탄핵 심판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도층과의 괴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국민의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은 이 같은 행보가 오히려 대선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해석한다.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윤 대통령이 지지하는 주자가 경선을 통과해 대선 후보가 될 공산이 큰 만큼 지금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둘 경우 향후 당 주류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기 대선 대응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조기 대선은 탄핵 소추가 인용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대비하고 말고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조기 대선에 대한 언급을 공식적으론 자제하고 있다. 주요 스피커 역할을 하는 의원들은 조기 대선을 준비한다고 읽힐 수 있는 발언을 최소화하며 탄핵 기각에만 희망을 거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미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속내는 더 복잡하다. 핵심은 당심이다. 당원 대다수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윤 대통령과 결별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다. 의원들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부터 꾸준히 당원들로부터 항의와 압박의 내용이 담긴 '문자 폭탄'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배신자 프레임'을 걱정해야 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차기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느냐, 차기 당권을 누가 잡느냐와 연결돼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은 당심과 민심의 비중이 5대 5인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묻는 일반 여론조사에 적극 응답하는 이들도 당원인 경우가 많은 만큼 사실상 당심 7에 민심 3 비중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가 지금처럼 이어질 경우 윤 대통령이 낙점하는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뉴스1) =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에서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2025.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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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 과정에서 전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목소리는 못 냈을지 몰라도, 최소한 당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목소리는 기가 막히게 냈다고 본다"며 "윤 대통령이 만들어둔 '체제 전쟁'이라는 큰 판 속에 당원들이 똘똘 뭉쳤고, 오히려 대통령 업무를 활발히 수행할 때보다 더 높은 지지율이 당원들 사이에서 나오게 되는 신기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보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이 우선인 만큼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수록 자신이 지원하는 후보를 본선에 진출시키기 위한 의원들의 눈치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설령 대선에서 지더라도 추후 당권은 최종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경선에서 일단 이겨야 대선을 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도층에 대한 정책적 어필 등은 최종 후보로 낙점된 이후에 본격화해도 늦지 않는다"며 "일단은 당심을 잡는 게 최우선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당심도 일반 여론을 의식해 언제 요동칠지 모른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할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도 금세 식을 수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선출 때와 윤 대통령 선출 때 모두 당원들은 오랜 시간 당에서 함께한 정치인들 대신 새 인물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렸다. 결국 당원들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현실을 고려한다는 뜻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국민의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언제,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할 거냐라는 점"이라며 "아마 그 고민을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 모두가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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