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기자]

국립국악원 정악단 행악과 보허자 연주 장면 / 사진제공=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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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이용훈 기자)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조선시대 왕실 행차 음악인 '행악'을 중심으로 한 정기공연 '행악과 보허자 - 하늘과 땅의 걸음'을 선보인다. 공연은 다음달 13일과 14일 양일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궁을 나설 때 연주되는 출궁악, 행차 중의 행악, 궁으로 돌아올 때 연주되는 환궁악, 환궁 후 연향에서 연주되는 보허자까지 왕의 여정을 따라 궁중음악을 재현한다. 특히, 전통적인 방식의 연주는 물론, 현대적 해석과 AI 기술을 활용한 창사를 도입해 보다 풍성하고 감각적인 무대를 구성했다.

공연의 서막을 여는 출궁악과 환궁악은 전통 그대로의 방식으로 연주되며, 왕실의 품격과 기품을 그대로 담아낸다. 이어지는 행악에서는 기존의 관악기 위주 편성에서 벗어나 거문고, 가야금, 향비파, 월금 등의 현악기를 추가해 보다 다채로운 음색을 구현했다. 또한, 음높이가 다른 작은 징을 나무틀에 매달아 연주하는 운라를 대취타와 취타 두 곡 모두에 편성해 색다른 사운드를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행악과 보허자 타연주 장면 / 사진제공=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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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보허자다. 기존 3장으로 구성된 보허자에서 3장에는 노랫말(창사)이 전해지지 않아 선율만 연주되었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창사를 창작했다. 박진형 대표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국악과 연구진과 포항공과대학교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협력해 효명세자의 한시 350편과 정약용, 김정희의 한시 100여 편을 분석, 새로운 노랫말을 만들어냈다.

최종 창사는 정악단의 검토를 거쳐 무대에서 정악단 단원과 국립국악고등학교 재학생 70여 명의 가객이 함께 합창해 웅장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음악적 요소뿐만 아니라 연출적인 측면에서도 차별화되었다. 김충한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아 왕의 역할을 한 무용수를 무대에 등장시켜 행차의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극적인 몰입감을 높였다.

국립국악원 행악과 보허자 포스터 / 사진제공=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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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회 정악단 예술감독은 "궁중음악이라는 소중한 전통 자원을 현대적인 기술과 새로운 연출 기법을 통해 대중과 더욱 친숙하게 만들고자 한다"며 "이번 공연이 정악 공연 레퍼토리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연은 다음달 13일과 14일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되며, 자세한 정보 및 예매는 국립국악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국립국악원은 4월 8일부터 6월 3일까지 제45회 온나라 국악경연대회를 개최한다. 경연 종목은 피리, 대금,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장단 및 고법, 정가, 판소리, 민요·가야금 병창, 작곡 등 모두 11개이다.

문화뉴스 / 이용훈 기자 lyh@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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