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2024-25 KCC 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두 팀인 만큼 이번 경기는 40분 내내 혈전이 이어졌다.
두 팀의 운명이 갈린 건 마지막 순간이었다. JD 카굴랑안의 패스를 받은 문정현이 정성우로부터 파울을 얻어냈다. 74-74, 경기 종료 2.4초를 남긴 상황에서 나온 클러치 타임 파울. 문정현은 자유투 1구를 실패했으나 2구를 성공,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kt와 한국가스공사의 운명을 바꾼 정성우의 파울. KBL 심판부는 정심으로 결론 내렸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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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상황이 다소 애매했다. 문정현이 볼을 소유한 상황에서 정성우가 스틸에 성공한 듯했다. 손과 볼을 밀어내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파울로 보기에는 애매했다. 더불어 파울이라고 보기에 애매한 상황, 그것도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클러치 타임에서 단호하게 파울 판정을 한다는 것도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KBL 심판부의 결정은 정심이었다. 지난 5일 kt와 한국가스공사의 경기를 돌아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KBL 심판부는 “자체 카메라로 보면 정성우가 문정현의 손목을 밀어내는 장면이 있다. 그렇기에 파울은 정심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계화면에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정성우의 파울 상황이 KBL 자체 카메라에는 있었다는 것이다.
KBL 자체 카메라가 잡은 파울 장면에 대한 확인을 문의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이 이어졌다.
한국가스공사 입장에선 대단히 억울한 순간이었다. 이미 4쿼터 29.3초를 남긴 상황에서 문정현의 플라핑을 파울로 오심한 심판으로 인해 파울 챌린지를 활용, 더이상 판정을 되돌릴 수 없었던 그들이다. KBL 심판부의 최종 결정은 정심이었지만 현장에 있는 심판들이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아쉬운 순간.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건 이와 비슷한 상황이 이미 있었고 이때는 파울이 불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4쿼터 2분 47초, 김준일의 패스를 받은 SJ 벨란겔이 카굴랑안과 충돌했다. 문정현과 정성우가 충돌한 장면과 비슷했다. 오히려 카굴랑안은 벨란겔의 몸과 팔에 접촉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볼 소유권에 대한 비디오 판독만 있었을 뿐 파울 콜은 없었다.
KBL 심판부는 “카굴랑안이 먼저 볼을 잡았고 이후 경합 상황에서 터치 아웃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kt는 분명 강력했고 승자의 자격이 있었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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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4쿼터 5분 8초, 앤드류 니콜슨의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U-파울)도 애매하다. 니콜슨은 카굴랑안과 문정현의 압박 수비에 막혀 스틸 허용, 이후 U-파울을 범했다. 니콜슨이 카굴랑안의 오른쪽 어깨를 붙잡았기에 U-파울 판정은 이상하지 않았다.
문제는 루즈볼 상황에서 문정현이 니콜슨의 몸을 완전히 감싸 안은 것이 먼저였다는 것. 니콜슨의 움직임을 방해한 것이 우선인 상황에서 심판들은 침묵했다. 심지어 U-파울 비디오 판독 후 심판의 설명은 더 애매했다. kt 선수와 바스켓 사이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파울이 있었기에 U-파울이라고 한 것이다.
이 설명이 전부라면 공감하기 힘들다. kt 선수와 바스켓 사이에는 벨란겔이 있었다. 레이션 해먼즈가 곁에 있었으나 벨란겔과의 거리차가 있었다. 그러나 판정에 대한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니콜슨에 대한 문정현의 파울 역시 설명은 없었다.
kt와 한국가스공사가 수원에서 치른 경기는 분명 명승부였다. 각자 가진 팀 컬러를 앞세워 40분 내내 뜨거운 승부를 펼쳤다. 다만 100% 공감하기 힘든 판정 설명은 뒷맛을 아쉽게 한다. 그들의 판정이 정말 정확하고 틀리지 않았다면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한편 지금의 KBL 심판부는 발전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울부짖지만 오히려 예전보다 더 폐쇄적으로 변했다. 판정에 대한 문의를 중간 단계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없는 상황. 이전 KBL 심판부와는 다르다.
그들이 외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FIBA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극한의 하드콜, 농구의 재미를 죽이는 어처구니없는 속공 파울 완화 등 오히려 비정상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에 제대로 된 판정 설명까지 듣기 힘든 상황이니 정상화는 꿈과 다르지 않다.
니콜슨의 4쿼터 U-파울은 정심일까. KBL 심판부의 설명대로 해석한다면 여전히 아이러니하다. 사진=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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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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