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3 (토)

    이슈 미술의 세계

    머릿속 이미지가 AI 그림으로…佛 오비어스 첫 한국 전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8년 경매서 처음 낙찰된 AI 그림 작가집단…초현실주의풍 풍경화·초상화

    연합뉴스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인공지능(AI)의 초상화 '에드몽 드 벨라미'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18년 10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인공지능(AI)이 그린 그림 '벨라미가(家)의 에드몽'(Edmond de Belamy)이 43만2천500달러, 당시 환율로 약 4억5천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사가 예상한 가격의 40배 이상이었다.

    당시 AI 그림이 세계 주요 경매에서 낙찰된 첫 사례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프랑스의 3인조 창작집단 '오비어스'(Obvious)가 AI를 활용해 그린 가상의 남성 초상화다.

    오비어스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전시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오비어스는 AI와 뇌파를 결합한 '마음에서 이미지로'(Mind-to-image)라는 기술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우선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기계 안에서 이미지들을 관찰하며 뇌파의 움직임을 수집한다. 그다음에는 이미지를 보는 대신 미리 기억해 둔 이미지를 기계 안에서 다시 떠올릴 때의 뇌파 데이터를 기록한다. 이런 단계로 AI를 학습시킨 다음 예술가가 자동기술법으로 생성된 문장을 읽고 그에 상응하는 이미지를 상상할 때의 뇌파를 분석해 이미지로 변환하는 식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연합뉴스

    Iron Vines, 2024 [선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에는 이런 방식을 거친 초현실주의풍 풍경화와 초상화가 나왔다. 오비어스팀은 MRI 기계 안에서 1천개 이상의 초현실주의 작품을 기억하는 훈련을 했고 이후 자동기술법으로 자유롭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었다. 이 구절들을 바탕으로 오아시스, 폭풍, 우물 등의 이미지를 상상하면 AI가 뇌파를 분석해 그림을 그린다.

    오비어스팀의 위고-카셀 뒤프레는 10일 "나는 AI 관련 박사 학위가 있는 전문가이고 우리 팀에는 AI 알고리듬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자가 있다"며 "MRI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부여하고자 파리 뇌연구소 등 전문기관과도 긴밀하게 협업하며 작업한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Waves of Meaning 전시 모습


    오비어스팀의 고티에 베르니에는 "역사에서 영감을 얻는다"며 자신들은 미술사의 초현실주의 계통을 따라간다고 강조했다.

    베르니에는 "100년 전 초현실주의가 시작될 때 정신이상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을 어떻게 구현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며 "우리가 쓰는 자동기술법 역시 초현실주의 학파의 연구 방법의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예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미술에서도 AI를 이용한 작업에는 늘 저작권 문제가 따라다닌다.

    올해 2월에는 크리스티에서 AI 미술품만을 대상으로 한 경매가 진행되자 "저작권 있는 작품을 허가 없이 학습한 AI 모델이 사용됐다"며 경매 취소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오비어스[선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카셀-뒤프레는 이에 관해 "저작권이 없는 이미지를 쓰거나 적절한 기관과 협력해 (저작권 문제가 없는) 이미지를 사용하려 하는 등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전시에 나온 연작은 실제 존재하는 초현실주의 작품이 아닌 알고리듬에 따라 생성돼 저작권이 없는 이미지를 사용했고 특정 작가의 작품과 유사성을 발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I로 생성된 작품에는 현재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오비어스팀은 "결국에는 AI로 생성된 작품들도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원본성을 담보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 3일까지.

    zitron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