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공매도 재개의 시장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금융당국은 전산 시스템과 제도 등을 정비하고 오는 3월 31일부터 공매도를 다시 풀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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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가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시장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외국인이 공매도를 활용해 보유 주식 가격의 하락 위험을 회피하는 헤지(Hedge)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앞서 공매도를 금지했던 2008년 10월~2009년 5월, 2011년 8월~ 2011년 9월, 2020년 3월~2021년 4월 등 3번의 기간에도 외국인 매매 비중이 하락했다가, 공매도 재개 후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 돌아와 거래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배 연구원은 내다봤다. 공매도가 금지되면 외국인은 대안으로 개별 주식 선물·옵션을 통한 헤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2023년 11월 공매도 금지 전후 3개월을 비교해도 선물 거래대금이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에선 선물 거래가 가능한 종목이 50여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공매도 금지 기간에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배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선물 거래를 통한 헤지 전략이 제한된다”며 “공매도 재개에 따른 거래 활성화가 코스닥시장에서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이유”라고 했다.
과거 공매도 금지 기간에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보다 상대 수익률이 높았던 것과 달리, 현재 -13~12% 수준인 점도 배 연구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공매도 재개 후 거래 활성화가 코스닥지수에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 연구원은 다만 “공매도를 금지하는 동안 밸류에이션(Valuation·기업 평가 가치)이 높아진 업종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 가치는 높지만 이익 전망이 양호하지는 않은 로봇, 화학 등의 업종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배 연구원은 특히 개별 주식 선물이 없는데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 ÷ 순이익)이 많이 올랐던 종목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범한퓨얼셀, 비나텍, 넥슨게임즈, LS마린솔루션, 케이아이엔엑스, 아이쓰리시스템, 켐트로닉스 등이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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