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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30대 ‘쉬었음’ 6개월 연속 최고치...MBK 김병주 사재 출연 [한강로 경제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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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까지 고용 한파… 쉬었음 인구 6개월째 최고치

20대 청년층에 이어 30대에도 ‘고용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20대 이하 ‘청년 백수’가 12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30대 ‘쉬었음’ 인구도 최근 6개월 연속 최고치를 찍었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4000명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2월 기준 최고치다.

‘쉬었음’은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로, 구직 의사가 없기 때문에 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30대 쉬었음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째 매달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30대 쉬었음 인구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2023년 7월로, 1년 전보다 1만8000명 증가하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30대 ‘쉬었음’에는 한 번 이상 퇴직한 뒤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경우가 상당수 포함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쉬었음’과 유사한 30대 실업자를 보면 작년 기준 취업 무경험자는 3000명에 그친 반면 취업 경험자가 14만7000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30대 ‘쉬었음’은 20대와 달리 기업의 경력직 채용 기조보다는 일자리 미스매치나 양질 일자리 부족 탓이 더 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제조·건설업 등 이른바 ‘질 좋은 일자리’는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7만4000명 줄면서 작년 7월 이후 8개월째 내리막길이다. 건설업 취업자도 건설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16만7000명 감소하며 10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MBK 김병주 사재 출연...단기채권 불완전 판매 논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신청한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남품업체의 피해지원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기로 했다.

MBK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김 회장은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마련하겠다”며 “홈플러스 대주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으며, 홈플러스 희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MBK 관계자는 “출자자 돈인 MBK파트너스의 자금이 아닌 오너(대주주)로서 책임을 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영권을 가진 기업 최대주주와 달리 일정기간 후 경영권을 되파는 사모펀드(PEF) 주주가 재정지원을 약속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회장이 사재출연을 결심한 배경에는 홈플러스 사태로 납품거래처 피해에 대한 정치권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 단기사채 등 단기채권의 판매액은 총 5949억원에 달한다. 대다수가 개인(2075억원)과 일반법인(3327억원)에 떠넘겨졌다.

홈플러스의 단기채권 판매와 관련해 불완전 판매 논란도 본격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에만 11차례에 걸쳐 총 1807억원의 단기채권을 발행했고, 지난달 25일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락 통보 이후에도 820억원의 ABSTB를 추가로 발행했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알고도 단기채권을 발행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 13일 ABSTB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과 신용평가사들을 상대로 검사에 착수한 금감원이 이달 중 MBK파트너스로 검사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SC제일은행, 본사 배당금이 인수가 육박…‘국부유출’ 논란

외국계 은행들이 해외 본사로 거액의 배당금을 보내는 데 집중하며 ‘국부 유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영국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차타드에 2005년 인수된 이후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만으로도 인수금액인 3조4000억원을 거의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4일 정기이사회에서 2320억원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3311억원(잠정)으로 전년 대비 5.6% 줄었다.

SC제일은행의 배당금은 2020년 490억원, 2021년 800억원, 2022년 1600억원, 2023년 2500억원으로 매년 거의 배가 뛰었다. 배당 성향도 통상 30%인 국내 금융지주의 두 배가 넘는 70%에 달한다.

이에 따라 2009년부터 SC제일은행이 본사로 보낸 배당금은 이번 배당이 확정되면 총 3조2430억원에 달한다. 이외 브랜드 사용료 등을 합하면 SC그룹이 제일은행 인수금을 이미 회수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씨티은행도 연간 배당금이 556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3119억원 추산)의 178%에 달한다. 한국씨티은행 배당금은 2020년 465억원, 2022년 732억원, 2023년 1388억원으로 계속 늘었다. 작년엔 무려 4배로 뛰었다. 두 은행 모두 배당금을 지분 구조상 전액 해외 본사가 가져간다.

이들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을 외국 본사로 보내면서 사회공헌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3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약 162억원으로, 순이익(4233억원) 대비 3.84%였다. 한국씨티은행은 227억원으로, 순이익(3380억원) 대비 6.70%다. 부산은행(549억원), 대구은행(357억원), 경남은행(333억원), 광주은행(257억원) 등 지방은행보다도 적었다. 순이익 대비 비중은 주요 은행(7∼10%)보다 적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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