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실제로는 (‘기생충’의) 오스카 레이스가 끝나고 쉰 건 6~7주 정도다. 그리고 바로 일을 했다. 2020년 여름에 원작 소설을 받았다. ‘옥자’를 했떤 제작사에서 보내줬는데 바로 매혹돼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한 챕터씩 읽다가 2021년에 시나리오를 작업했다. 빠르게 초고 탈고를 하고 제작사에 넘겼다. 그리고 그해 11월 로버트 패틴슨을 만났다. 모든 상황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2022년 가을에 ‘미키 17’을 찍게 됐다. 미국 프로듀서 친구들도 ‘이렇게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건 처음인 것 같다’고 하더라. 촬영 후 2024년 개봉했으면 딱 맞는 타이밍었지만 모든 할리우드 영화들이 밀리고 그런 상황이 되면서 지금 개봉을 하게 됐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미 출간 소설인 에드워드 애슈턴 ‘미키 7’의 축약본을 받아 본 봉준호 감독은 복제인간과는 또 다른, 인간을 종이처럼 프린트해서 찍어낸다는 독특한 발상에 바로 끌렸다. ‘프린트한다’라는 표현에서부터 이미 주인공이 처한 상황의 비극적인 요소가 느껴진다고 생각한 그는 주인공 ‘미키’를 원작보다 더 평범한 일종의 루저로 만들었다. 휴먼 프린팅이라는 발상을 토대로, 평범하다 못해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도 없고, 평생 인정받아 본 적이 없기에 자신감도 없고 죽음조차 순순히 받아들이는 ‘미키 17’이, 자신과는 달리 ‘왜’라는 의문을 품고 시스템에 도전하려는 ‘미키 18’을 만나 진짜 자신을 찾게 되고, 마침내 인류를 구하는 여정을 통해, 힘이 없지만 예상치 못하게 영웅이 되는 누군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미키 17’에는 로버트 패틴슨의 1인 2역이 돋보인데. 봉준호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저를 자꾸 ‘꽃미남 파괴자’로 보시는데 원빈을 안 잘 생기게 찍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로버트 패틴슨은 ‘트와일라잇’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저 친구는 실제로도 저렇게 새하얄까? 분장일까?’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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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가 출연한 다른 작품을 보니 그 이미지가 다가 아니더라. 나중에 보니 본인이 연기 욕심이 많아서 미국 인디 영화도 많이 출연하고 과감한 연기도 많이 했다. 좋았던 영화는 ‘굿타임’과 ‘라이트하우스’다. 되게 리얼하고 구질구질하고 땀에 쩔은 캐릭터로 나온다. 특히 ‘라이트하우스’를 보면 등대에서 일하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그걸 보니 ‘18’ 캐릭터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사실 미키가 1인2역이지 않나. 17은 잘할 것 같았는데, 과연 18은?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라이트하우스’를 보고 느낌이 왔다. 내가 운이 좋았고 행운이었다.”
“런던, 베를린, 파리 숨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왔는데 정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민감한 유럽 기자들을 만났는데 정치적인, 그렇지만 재미난 질문을 많이 하시더라. 전세계가 다 똑같은 것 같더라. 다들 본인 나라에서 안 좋았던 정치적 경험에 대해 투영해서 보시는 것 같았다.(웃음)”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2021년 9월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것이고, 촬영도 2022년에 시작했다는 거다. 베를린에서 어떤 기자가 그랬다. ‘봉 감독 방에 혹시 크리스탈 볼을 숨겨놓은 게 아니냐’고. 그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았다.(웃음) 솔직히 말씀드리면 특정 정치인의 이야기를 한 건 사실이다. 커플 독재자가 나오지 않나. 이 부분은 원작 소설에는 없다. 끔찍했던, 우스꽝스럽기도 했던 나쁜 정치인들의 모습을 섞어봤다. 그렇게 해본 것이 현재 상황에 투사해서 보시는 것 같았다. (트럼프 총격 사건) 직후에 보정 작업 때문에 영화 편집본을 봤는데 그때도 많이 놀랐다. 그 장면을 보충 촬영해서 넣은 게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았는데, 전혀 아니다. 추가 촬영을 하지 않았다. 모든 촬영은 2022년에 다 끝냈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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