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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1등' 삼성 한종희 빈소 추모 발길…"믿기지 않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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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조주완 "훌륭한 분이 일찍 가셨다"…中출장 이재용 "멀리서 깊이 애도"

지난주까지 주총·中출장 강행군…갑작스러운 경영 리더십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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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강태우 기자 = 25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삼성전자 구성원과 업계 동료들은 허망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지난주까지 한 부회장이 삼성전자 주주총회 주재와 중국 출장 등으로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했기에 별세 소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한 부회장이 198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 평생 회사에 헌신하며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선배인 만큼 삼성 구성원들은 더욱 충격과 상심이 컸다.

삼성전자 TV 사업의 19년 연속 세계 1위 기록을 이끈 한 부회장의 메신저 프로필에는 '영원한 1등, 세계 최고'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삼성 전현직 임원들 조문…노조도 홈페이지에 '추모 배너'

이날 오후 한 부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경훈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송재혁 DS부문 CTO,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김원경 글로벌공공업무실장, 김이태 등 삼성전자 현직 사장단과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 등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빈소를 찾았다.

또 신종균 전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최시영 전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전 메모리사업부장, 이영희 전 글로벌마케팅실장, 김현석 전 CE부문장,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장, 노희찬 전 경영지원실장 등 삼성전자 전직 임원들도 고인을 애도했다.

삼성전자에서 한 부회장과 동고동락한 전현직 임원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한 부회장과 함께 '투톱' CEO로서 삼성전자를 이끈 경계현 전 DS부문장 사장은 "무슨 말씀을 드리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치훈 전 삼성물산 사장은 한 부회장에 대해 "삼성전자에 있을 때 가장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너무나도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어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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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빈소를 찾은 조주완 LG전자 CEO.[촬영 김아람]


특히 경쟁사 수장이자 업계 동료로서 함께 한국 전자산업을 이끌어온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도 한 부회장의 빈소를 직접 찾았다.

조 사장은 조문 후 "전자 산업에 오랫동안 기여해주신 분인데 참 훌륭하신 분이 너무 일찍 가신 것 같다"며 "삼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도 빈소를 찾아 "지난주에 (한 부회장과 함께) 식사도 했었는데 믿기지 않는다. 할 말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 부문장과 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왔다"고 추모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도 홈페이지에 '고(故) 한종희 대표이사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추모 배너를 걸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현재 중국 출장 중이다. 이 회장은 중국 현지 일정으로 직접 조문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유가족들에게 멀리서나마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다.

◇ DX부문장·DA사업부장·품질혁신위원장 한꺼번에 '공석'

가뜩이나 삼성전자가 어려운 시기에 한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떠나면서 경영 리더십에도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모바일·TV·가전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까지 '1인 3역'을 맡았다. 한 부회장의 별세로 당장 이 직책은 모두 공석이 된 상황이다.

작년 상반기까지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 수장이었던 경계현 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사장이 함께 대표이사를 맡는 '투톱' 체제였다.

그러다가 5월에 DS부문장이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돼 1인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가, 작년 11월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내정되면서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했다.

하지만 불과 4개월 만에 삼성전자는 다시 1인 대표이사 체제로 돌아갔다. 이날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의 유고에 따라 전영현 단독 대표이사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당분간 삼성전자에서 경영 리더십 공백은 불가피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한 부회장이 너무 갑작스럽게 별세해 바로 그의 후임 임명 등을 논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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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DX부문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부회장이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일정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였다.

주총에서는 삼성전자의 부진한 주가와 실적에 대한 주주들의 질의와 의견이 이어졌고, 이에 한 부회장은 거듭 낮은 자세로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최근 주가가 주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올해 반드시 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이 사과와 다짐은 37년간 '삼성맨'으로서 회사에 헌신해온 한 부회장의 생전 마지막 육성 메시지로 남았다.

삼성전자는 26일 생활가전(DA)사업부의 비전과 전략,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신제품 라인업을 소개하는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를 열 예정이었으나, 행사는 오는 28일로 미뤄졌다.

이 행사는 작년 봄에도 열렸는데 사업부를 총괄하는 한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비스포크 신제품과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당초 한 부회장은 이번 행사에서도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rice@yna.co.kr, burn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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