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첫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공매도 재개와 미국 상호 관세 우려에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3% 이상 급락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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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우려가 교차한 공매도 재개 첫 날, 국내 증시가 깊은 조정을 받았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며 개인 투자자들은 쓰라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코스피는 2개월 만에 2500선이 무너졌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86포인트(3.00%) 밀린 2481.12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44.54포인트(1.74%) 내린 2513.44로 출발한 후 낙폭을 키우다가 한때 3.07% 내려 2479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피가 25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2.5% 급락하며 670대에서 오르내리다 최종 3.01% 내린 672.85에 거래를 마쳤다.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1조5775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6675억원, 7899억원씩 순매수하며 하방을 방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공매도 금지 기간에 주식을 증권사에서 빌린 대차 잔고가 급등했던 2차전지와 바이오주의 하락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지난달 대비 대차잔고 잔량이 늘어난 LG에너지솔루션(-6.04%), 셀트리온(-4.57%), SK하이닉스(-4.32%), 삼성전자(-3.99%), 현대차(-3.80%), 기아(-3.15%)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은 KB금융(0.38%)뿐이다. 공매도 타깃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거론된 에코프로비엠(-7.05%), 에코프로(-12.59%), 포스코퓨처엠(-6.93%), 유한양행(-4.21%), 엘앤에프(-7.26%) 등도 급락했다. 다만 조선·방산 등 기존의 주도 종목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현대로템(3.24%), LIG넥스원(2.06%), STX엔진(1.71%), HD현대미포(3.33%)는 상승했다.
이는 공매도 재개 불안감과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발표를 앞두고 불안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중 상호 관세 우려 자체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이날 증시 급락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시아 증시가 동반해서 전체적으로 관세 리스크에 노출된 부분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차례의 공매도 재개 구간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 재유입되며 지수 안정에 기여했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공매도 재개 직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달 2일에는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도 예정돼 있어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심리도 커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2일 상호관세 불확실성, 미국의 스태그 플레이션 불안, 국내 공매도 재개로 인한 수급 변동성 증폭 등 대내외 악재가 한데 어우러지며 스노우볼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지금 하락은 과매도 성격이 다분해 현재 지수 레벨에서는 매도 보다는 보유로 가져가는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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