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프랑스 기업에 DEI 폐지 따를 것 압박
유럽 회사들 “기업 정책 바꿀 계획 없어” 단호
미국 기업도 “다양성 대표 인력 계속 보유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로 돌아오는 길에 에어포스원 전용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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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철폐’를 추진하는 가운데 유럽의 일부 대기업에도 자국 정책을 따르도록 압박했지만 유럽 국가들이 이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일부 미국 기업들도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따르는 듯하면서 부서 이름을 바꾸거나 채용 단계에서 표현만 바꾸는 등 ‘리브랜딩’ 하는 방식으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오로르 베르제 프랑스 남녀평등 담당 장관은 BFMTV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우리 사업이 사회적 진보와 권리를 증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다행히 많은 프랑스 기업은 정책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주 주프랑스 미국 대사관이 프랑스 대기업들에 DEI 정책을 금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이행하라고 압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었다.
DEI는 미국 역사에서 차별받고 소외된 인종, 성(性), 계층 등을 챙긴다는 취지의 정책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DEI가 남성과 백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와 공공 부문은 물론, 민간 기업에까지 ‘DEI 철폐’를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 국무부는 각국 대사관을 통해 최근 EU 내 기업들에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일부 동유럽 국가에 서한이 전달됐다.
미국 기업들조차 DEI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구글은 지난 2월 DEI에 따른 채용 계획을 폐지했다. 그러나 이날 CNBC 방송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회의에서 “우린 글로벌 기업이고 전세계 이용자가 있다”며 “이들에게 잘 봉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성을 대표하는 인력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잎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는 이달 DEI에서 E를 지칭하는 ‘Equity(형평성)’를 ‘Opportunity(기회)’로 대체하고 월마트는 DEI 프로그램을 ‘모두를 위한 월마트’로 부르는 등 기업들은 저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심기를 건들지 않으면서 정책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 패러다임도 과거 웹사이트에 적었던 “다양성과 포용성의 힘을 활용해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는 문구를 “포용적이고 성과 높은 문화를 조성해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고 바꿨다.
CNBC는 “DEI가 논란의 중심에 선 용어가 됐지만, 그렇다고 기업들이 꼭 이와 관련한 노력을 멈춘 것은 아니다”라며 “대신 이들은 이걸 리브랜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NBC는 “지난 10년 동안 실리콘밸리와 다른 산업계는 고용 편향을 근절하고 직장 내 공정성을 증진하며 역사적으로 배제돼 온 여성과 유색인종의 경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DEI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며 “일분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용어를 바꾸도록 권장하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 종사자들에게 DEI를 계속 홍보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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