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은행 3사가 올해 지방은행과 손잡고 나란히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맞대결을 펼친다. 다만 소비자가 체감할 혜택의 상품이 경쟁적으로 나오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정된 파이를 놓고 인터넷은행 3사가 다툰다는 점에서 큰 돌풍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카카오뱅크와 전북은행의 공동대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 중 실제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역시 BNK부산은행과 공동대출 상품을 개발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근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했다. 토스뱅크는 이미 지난해 8월 광주은행과 해당 상품을 선보인 시장 선발 주자다. 또한 토스뱅크는 시중은행인 iM뱅크(옛 대구은행)와 손을 잡고 공동대출 후속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인터넷은행 3사는 올해 공동대출이라는 같은 유형의 서비스를 놓고 격돌한다.
다만 공동대출 경쟁 체제가 만들어져도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혜택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영업 환경 속에선 인터넷은행 3사가 혜택 경쟁을 벌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동대출 상품은 현재 비대면 신용대출로 한정돼 있다. 한정된 시장 안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려면 은행은 금리와 한도 빗장을 풀어야 한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를 강경하게 관리하는 중 대출 수요가 쏠리도록 상품을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지침을 넘어설 정도로 공격적으로 영업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시장 성장에 한계가 명확하다 보니 인터넷은행에 안겨 주는 이익 규모에도 제약이 생긴다. 하나의 파이를 인터넷은행 3사가 나눠 먹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공동대출은 기존 대출 대비 이자 수입이 적다. 공동대출의 대출금 재원은 인터넷은행과 제휴은행이 반씩 부담한다. 은행의 두 곳의 곳간에서 만든 상품인 만큼 대출 이자 역시 인터넷은행과 제휴은행이 나눠 갖는다. 한 파이를 두고 3개 인터넷은행이 경쟁하지만 실상은 6개 은행이 이익을 나누는 셈이다.
인터넷은행들은 공동대출로 인한 고객 확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입장에서 공동대출은 적은 돈을 들이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대출금 재원 부담은 제휴은행과 분담하지만 고객 유입으로 인한 파생 효과는 오롯이 인터넷은행의 몫이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대출 고객은 애플리케이션(앱) 방문 횟수가 잦은 편인데 이들을 대상으로 예적금 상품 교차판매를 노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공동대출 상품이란
인터넷은행이 제휴은행과 함께 선보이는 대출 상품. 공동대출은 소비자가 인터넷은행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고 돈을 빌리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겉모습은 기존 일반 대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터넷은행과 제휴은행이 대출금 재원을 함께 마련하며 두 은행이 각각 고객 심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일반 대출과 차별점을 둔다.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는 인터넷은행과 제휴은행이 나눠 가진다.
김태호 기자(teo@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