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더워요' 섭씨 40도 이상으로 뜨겁기만 한 남수단 렌크 난민촌 |
(카이로[이집트]·렌크[남수단]·은자메나[차드]=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손꼽히지만, 다른 이슈에 밀려 국제사회의 관심을 좀처럼 받지 못하는 아프리카 수단 내전이 15일 발발 2주년을 맞았습니다.
수단 난민들은 정부군(SAF)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매일 수천 명이 전쟁 위협을 피해 이집트, 남수단, 차드 등 인근 국가로 피란을 떠나고 있습니다.
희망 찾아 트럭 타고 남수단 국경 건넌 수단 난민들 |
연합뉴스의 아프리카 전담 공적기구인 우분투추진단은 '잊힌 전쟁'을 넘어 '무시된 위기'로 불리는 수단 내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자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이들 3개국 난민캠프 등을 방문해 수단 난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남수단 렌크 난민촌 '트랜싯센터(TC) 1' 입구 |
유엔난민기구(UNHCR)가 운영하는 남수단 렌크 난민촌 '트랜싯센터(TC)' 2곳은 이미 수단 난민들로 포화 상태입니다. 공터에 임시로 설치된 천막도 상당합니다.
내전으로 한쪽 팔 일부 잃은 수단 난민 아동 |
비좁은 임시 거주시설 안, 낮에는 주로 취약계층인 여성과 여아만 난민촌을 지킵니다. 남성과 남아들은 어떻게든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밖에서 일거리를 구합니다.
남수단 렌크 난민촌 임시 거주시설 내 수단 난민 여성 |
난민촌 내에서 억척스럽게 생계를 꾸려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와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으로부터 식량 지원을 받지만, 가족 모두가 배불리 먹기는 어렵습니다.
남수단 렌크 난민촌서 생계 활동 나선 수단 난민 여성 |
수단 난민 아동들은 엄마의 고민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천진난만하게 뛰어놀기만 합니다. 낯선 이들이 난민촌을 찾으면 "원 달러(1달러)"를 반복해 외칩니다.
남수단 렌크 난민촌 내 수단 난민 아동들 |
포화 상태인 난민촌에서 물은 매우 중요합니다. 유엔 산하 기구들은 수단 난민 1인당 매일 일정량의 식수를 배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에게는 부족하기만 합니다.
공동 우물서 식수 배분받는 수단 난민들 |
수단과 남수단 경계 지역인 조다 국경검문소는 수단에서 남수단으로 향하는 난민들로 분주합니다. 매일 600명에서 1천명까지 안전과 희망을 찾아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조다 국경검문소 도착한 수단 난민들 |
급하게 고향을 떠나오느라 수단 난민들은 가진 게 거의 없습니다. 수단을 떠나며 챙겨온 옷가지와 가재도구 일부를 팔아 생계에 보태기도 합니다.
수단-남수단 경계 지역 국경검문소 모습 |
이집트 카이로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2023년 4월 수단 분쟁 이후 물밀듯이 건너온 수단 난민들로 인해 유엔난민기구 난민등록센터는 늘 북새통입니다.
이집트 카이로서 난민 신청 기다리는 수단 난민 가족 |
이집트에 거주하는 수단 난민들은 WFP 등 유엔 산하 기구들의 도움을 받아 식량 지원 등을 받으며 생계를 잇고 있습니다. 영양 및 건강검진 등 혜택도 받습니다.
WFP 연계 병원서 건강검진 기다리는 수단 난민들 |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이들은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WFP 등의 자립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새로운 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WFP의 자립 지원 프로그램 참여 중인 수단 난민들 |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빵집을 운영해 큰돈을 벌고 싶다는 꿈을 내보이기도 합니다.
WFP 자립 지원 프로그램 참여한 수단 난민들 |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나왔지만 수단 난민들의 공통 관심사는 평화가 찾아오고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들의 소박한 바람을 위해 국제사회가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요?
남수단 렌크 난민촌서 뛰어노는 수단 난민 아동들 |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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