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청자 노리는 '약한영웅2'
시즌1의 흥행 비결과 시청자 니즈 읽어야
'약한영웅2'는 지난 2022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학원 액션 성장 드라마의 신기원을 연 '약한영웅'의 두 번째 이야기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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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콘텐츠들은 넷플릭스와 비(非)넷플릭스로 구분 지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 플랫폼의 콘텐츠들을 두고 농담 반 진담 반처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면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가 오고 갈 정도다. 이런 배경에는 넷플릭스가 가진 글로벌 파급력과 든든한 자본력 등이 있다. 그렇기에 웨이브에서 넷플릭스로 옮겨간 '약한영웅2'의 흥행 여부는 업계의 큰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2022년 11월 공개된 '약한영웅'은 뒤늦게 글로벌 관심을 받기 시작한 작품이다. 당초 웨이브 오리지널로 제작됐으나 시즌2가 넷플릭스 제작으로 플랫폼을 옮기게 되면서 시즌1의 방영권도 넷플릭스가 갖게 됐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달 25일 시즌1을 미리 공개했다. 시즌2 공개 한 달을 앞두고 선공개하며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한 것이다.
'약한영웅'은 공개된 해 웨이브의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를 기록할 만큼 좋은 성과를 거뒀다. 웹툰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에 박지훈 홍경 최현욱 등 라이징스타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출연료에 대한 부담도 낮췄다. 이연과 신승호, 故 나철 등도 '약한영웅'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박지훈은 이 작품으로 아이돌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벗을 수 있었다.
그러나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웨이브의 적자는 심화됐고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점차 줄였다. 업계에 따르면 '약한영웅'은 시즌1 흥행 후 팬들의 요청에 따라 시즌2 기획에 바로 돌입했으나 웨이브의 투자 적신호가 켜지자 넷플릭스로 향하게 됐다. 최근의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파트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대폭 줄이고 예능에 집중하고 있다.
제작사 쇼트케이크 측은 '약한영웅2'의 넷플릭스 제작 및 공개에 대해 "시은이와 친구들의 다음 이야기를 꼭 보고 싶다고 전해주신 시청자들의 요청에 화답할 수 있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많은 분들이 한마음으로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시즌1 선공개는 국내보단 해외 시청층을 타깃으로 삼은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K-학원물이 연달아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약한영웅'이 갖고 있는 유리한 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약한영웅'은 넷플릭스 공개 후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 2위를 차지했으며 플릭스패트롤 기준 타이·말레이시아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는 '약한영웅'이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작품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라쿠텐 비키 등 해외 OTT에서 10점 만점에 9점 후반을 기록하면서 '약한영웅'이 잘 만든 콘텐츠임을 입증했다. 감독과 배우들에게도 넷플릭스 행은 희소식이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기획 총괄을 맡은 한준희 감독은 "전 세계에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라면서 "'약한영웅'이 우여곡절도 많았다. 모든 작품이 그렇겠지만 정말 쉽지 않은 순간들도 있었다. 함께 가기 위해서 많이 애써주신 분들 많았다"라고 돌아봤다.
다만 넷플릭스 제작 및 공개가 꼭 흥행의 필승법은 아니다. 거대해진 스케일이나 지나치게 많은 인물들의 활약은 '약한영웅2'에 반드시 필요하진 않다. 시청자들이 '약한영웅'에서 보고 싶은 것은 타격감 좋은 액션, 한준희 감독이 'D.P.'에서 선보였던 사회 내 부조리한 시스템 고발, 학교폭력 안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면면이다. 오는 25일 공개되는 '약한영웅2'가 시즌1의 좋은 기운을 이어갈지, 혹은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을 듣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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