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대한민국 최정상 영문매체 'Korea Times'는 글로벌 전문가들의 영문 칼럼이 가득합니다. 그 가운데 깊은 생각과 문제의식의 돋보이는 칼럼들을 번역해 한국일보 독자들과 공유합니다.2019년 도산공원에서 열린 도산 안창호 선생 관련 행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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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서울을 방문했을 때, 강남에서 친구들과 저녁 모임이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나는 그 지역의 가게들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고 우연히 도산공원에 가봤다. 도산기념관을 방문했고 공원을 걸어보았는데, 둘 다 훌륭했다. 기념관 직원이 ‘도산(島山)'으로도 알려진 안창호 선생에 관한 책자들을 제공해줘서 읽어 봤고, 나는 큰 감명을 받았다. 한국의 독립운동가이자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설립자 중 한 명인 도산은, 요즘 유행을 타는 인물은 아니어도 다수의 연구자가 연구한 국가적 영웅이다.
나는 한국인들과 한국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정치적 양극화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도산의 사상과 업적을 조사해볼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오늘날 민주주의 세계에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상반되는 견해의 충돌은 자유의 중요한 측면이지만, 과도한 양극화는 또한 발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오늘날 미국과 한국에도 당파적 대립이 만연하다.
도산기념관에서 나는 한자가 적힌 인쇄물을 접했다. 그것은 도산의 개인적 비전과 우리 모두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담은 경구였다. 중국인인 내 아내는 그것이 한자 문화권에서는 꽤 유명한 말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되새길 가치가 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여, 자신을 사랑하라(애기애타·愛己愛他)'는 뜻이라는데 이것은 본질적으로 황금률의 한 버전이지만, 연구자들에 따르면 그것은 도산의 ‘상호 사랑’ 개념을 의미하기도 한다.
확실히 도산은 한국 국민과 그들의 자결권을 위해 헌신했다. 한국인들이 독립된 국가의 주인으로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한국 독립 애국자들의 여러 파벌 사이에 단합을 추구했다. 정치철학자이자 교수인 곽준혁은 도산의 상호 사랑의 뜻을, 좋은 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통해 상호 자기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구한 것으로 정의한다.
도산은 이상주의와 실용주의의 요소들을 결합한, 융합적 지도자이자 통합자였다. 학교들을 설립했고, 재외동포 한국인들에게 기술과 직업을 익히고 한국인이 소유한 사업체를 만들 것을 격려했으며, (독립운동 진영 내부의) 서로 분열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함께 서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또 남녀평등 교육의 지지자였고, 그에 따라 ‘점진학교’를 설립했다.
도산은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부족함을 돌보는 것을 중시했다. 모든 걸 포기하면서까지는 아니었지만, 좋은 사회와 좋은 정부의 지속적 측면으로서 평등을 옹호했다. 당시 불행한 조국의 처지를 남 탓으로 돌리는 이들을 비판했다. 요즘 양극화로 치닫는 정당들은 과연 당대의 문제들에 대해 상대방보다 자신의 탓을 하고 있는가?
그래서 나는 안창호가 파벌주의를 초월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지금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중순 등의 저서 '실력배양(Strengthened Abilities)'에 담긴 도산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사상은 당파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통합의 글을 모색하는 좋은 자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상대 정파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한국 상황을 개선하는 좋은 시도일 것이다.
물론 도산도 다른 독립운동가들과 갈등을 겪었다. 내가 읽은 자료들에 따르면, 예를 들어 이승만과 도산은 큰 의견 차이를 갖고 있었다. 초창기 미국 한인 사회를 연구한 에드워드 창 교수에 따르면 1926년 이승만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은 미국에서 도산과 그 가족을 몰아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의견 차이가 나라를 해치지 않았다는 것인데, 갈등에 직면한 도산은 그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그는 충성스러운 시민들이 다른 이들의 선을 위해, 혹은 소속 집단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단합의 기회로 여겼다.
제임스 매디슨 전 미국 대통령은 일반 시민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정치·사회 참여와 봉사활동 참여를 정파적 대립을 해결하는 기반으로 중시했다. 도산은 애기애타(愛己愛他) 즉, “다른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자신을 사랑하라”고 호소했는데, 이는 매디슨의 주장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업을 일으키고, 차별받는 이들의 부족함을 충족시키고, 보편 교육을 제공하고, 국제연대를 믿고, 정치 참여를 촉진하고, 국가적 자유 가치의 수호를 통해 한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자유의 등불로서 선진적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
사실 민주주의는 성공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실험적 체제로 존재한다. 그래서 지속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민주주의 성공 여부는 '우리 시민(We the People)'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도산은 안팎 위협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한민족의 독립과 자결권을 옹호하는 데 노력했다. 죽을 때까지 한국 독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그의 맹세는 오늘날에도 절실히 필요하며, 국가 이익과 인류 공동체를 위해 당파성을 극복하려는 정신이기도 하다.
※이 칼럼의 시각은 필자 개인의 시각입니다. 코리아타임스 영문 칼럼 주소:
https://www.koreatimes.co.kr/opinion/columns/columnists/bernard-rowan/20251207/the-way-forward
버나드 로언 시카고주립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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