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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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검입사이 유사입검난(由儉入奢易 由奢入儉難). 중국 북송의 유학자·역사가인 사마광이 아들을 훈계하기 위해 쓴 '훈검시강'의 구절로 ‘편안과 사치에 익숙해지면 절제와 검소함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수백조 원 규모의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도 유효한 원칙이다.
국민의 소중한 자산인 기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의 청렴성과 투명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운용 과정의 작은 흠결이 조직뿐 아니라 국민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기금 운용의 목적을 장기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해 국민의 노후 자산을 지원하는 것에 있음을 명확히 하고, 이를 저해하는 부패 행위나 비리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이유다.
수십조 원에서 수백조 원 규모의 자금이 시장에 투입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는 구조 속에서 투명성과 청렴성은 운용 신뢰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이것이야말로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신뢰를, 개인의 이익보다 국민의 이익을 우선하는 진정한 '검소함의 운용'이다.
기금 운용은 시장과 마주하고 다양한 투자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 많다. 국민의 노후를 위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되 원칙을 벗어나지 않아야 하고, 전략적 판단에 사적 이해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칙을 고수한다.
또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고 정보의 접근을 공정하게 관리하며, 원칙을 어기지 않기 위해 기회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이 쌓여야 조직의 신뢰는 단단해짐을 알기에 기금 운용자는 '지금 원칙의 길 위에 있는가 아니면 편의의 길로 기울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스스로 점검한다. 조직 전체 차원에서도 공단은 '투명하고 공정한 윤리경영 실천'으로 최고 수준의 청렴기관 달성을 목표로 반부패·청렴도 향상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규범, 조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특히 공정성 제고와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기금운용직 채용을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통화 및 로그기록 모니터링, 업무용 휴대전화 앱 제어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1,300조 원 자산 규모에 걸맞은 종합 리스크 시스템도 구축하여 투자 안정성을 높이고, 객관적인 데이터와 엄격한 절차에 따라 투자 결정을 실행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감사원·국회 등 외부기관에 의해서도 상시 감사를 통해 기금운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점검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자산이다. 국민의 노후를 지키는 손길이 맑고 투명할 때 기금 수익은 물론 사회 전체의 신뢰도 함께 자랄 것이라 믿는다. 원칙을 지키는 겸손함 속에서 국민연금 기금은 더 큰 책임을 감당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믿음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김종희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리스크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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