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는 두륜산 아랫자락의 산사다. 템플 스테이 중에 스님과 함께 산사 안팎을 산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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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필요한 시대, ‘웰니스(Wellness)’란 말이 자주 들린다. 웰니스? 잘 먹고 잘산다는 뜻의 ‘웰빙(Wellbeing)’과 건강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의 합성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웰니스 산업 규모는 약 6.3조 달러(약 9049조원)에 이른다. 2019년부터 매해 약 5.9%씩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뷰티·스파·자연·숲치유·명상·한방·푸드·스테이 등이 웰니스 산업의 범주에 속한다.
우리 정부는 2017년부터 웰니스 관광지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치유관광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도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최근 11곳을 추가 선정해, 현재 국가가 공인한 웰니스 관광 명소는 88곳이나 된다. 이들 웰니스 관광지 중에서 최근 선정된 두 곳을 다녀왔다. 굳이 웰니스 같은 말을 안 붙여도 다 좋은 곳이었다.
대흥사 템플스테이, 108배 대신 산책
대흥사 법은 스님이 차를 내고 있다. 차담은 대흥사 템플스테이의 주요 프로그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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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대흥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두륜산(700m) 아랫자락 깊은 숲속에 자리한 대흥사는 템플스테이로도 유명하다.
대흥사 템플스테이는 보통 오후 3시 시작한다. 첫날에는 방을 배정받고 사찰을 둘러본다. 저녁 공양 뒤에는 요가 명상과 연등 만들기 체험 같은 일정을 소화한다.
템플스테이는 좋지만, 108배나 새벽 예불은 겁난다는 사람이 많다. 대흥사에선 걱정 안 해도 된다. 개별 선택사항이다. 이튿날 아침 공양을 마치면 스님과 함께 40분 정도 산책을 나선다.
산책이 끝나면 스님과 차담을 한다. 대흥사는 사실 템플스테이보다 차(茶)가 더 유명하다. 한국 차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초의선사(1786~1866)가 대흥사 스님이다. 법은 스님이 참가자들과 함께 차를 만들어 마셨다.
이어 스님과 참가자들이 『동다송(東茶頌)』을 한 구절씩 낭송했다. 『동다송』은 초의선사가 우리 차의 미덕을 찬양하며 쓴 책이다. 법은 스님에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 물었다.
“상처는 스스로 아무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처를 건들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게 명상이고 참선입니다. 억지로 치료하려고 하다간 상처가 덧날 수 있습니다.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호흡이 중요합니다.”
장흥선 한·양방 결합 치유 프로 운영
전라남도 마음건강치유센터의 약족. 약재를 넣은 뜨거운 물에 발을 넣고 족욕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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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의 ‘전라남도 마음건강치유센터(이하 마음건강치유센터)’. 의학적 치료를 병행한 힐링 센터다. 한·양방 통합 의료기관이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같은 장흥의 힐링투어 명소와 연계해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라남도와 장흥군, 국립나주병원과 원광대가 힘을 합해 2021년 개관했다.
마음건강치유센터는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자는 제일 먼저 온갖 종류의 검사를 받는다. 스트레스 검사, 동맥경화도 검사, 불안 및 우울 검사 등을 받아 현재 몸과 마음의 상태를 파악한다. 이후 각자 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한다.
마음건강치유센터의 헤어 스파 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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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프로그램이 꽤 있다. 우선 ‘차훈 명상’. 전통 발효차 ‘청태전’의 장인 장내순 대표가 진행하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참가자가 커다란 그릇에 담은 뜨거운 차에 얼굴을 대고 찜질을 한다. 이외에 사상체질에 맞는 약재를 넣은 물에서 족욕하는 ‘약족’, 전문 치료사가 머리를 감겨주는 ‘헤어 스파’도 있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는 참가자 각자가 빚은 ‘경옥환’을 갖고 간다.
1박2일 프로그램의 경우 숙소는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의 통나무집을 이용한다.
지난 11일 당일 프로그램에 참여한 광주의 민유진(79)씨는 “작년에 처음 왔는데 너무 좋아서 올해 또 왔다”고 말했다.
해남·장흥=글·사진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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