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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자영업자 부채, 소득의 3.4배…저소득층만 빚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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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은행권 대출 비중 확대…부채 질도 악화

    차규근 “코로나 때보다 힘들어…특단 대책 필요”

    헤럴드경제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의 한 매장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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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국내 자영업자들이 평균 소득의 3배를 훌쩍 넘는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이 2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27일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LTI는 344.5%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시점 비(非)자영업자 LTI(220.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자영업자의 LTI는 2022년 4분기 350.0%로 정점을 찍은 뒤 7분기 연속 하락하다 지난해 3분기 말 344.4%까지 내려갔지만, 4분기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는 자영업자의 소득 증가보다 대출 증가 폭이 더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대출 잔액은 1064조2억원, 차주 수는 31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고소득(상위 30%)과 중소득(30~70%)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줄어든 반면,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만 빚이 늘었다. 고소득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3분기 말 737조원에서 736조8억원으로, 중소득 자영업자는 194조3억원에서 192조2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저소득 자영업자는 133조1억원에서 135조3억원으로 증가했다.

    차 의원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취약 자영업자들이 경기 불황을 대출에 의존해 힘겹게 버티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대출 질도 나빠지고 있다. 은행권 대출 잔액은 641조9억원에서 640조7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카드사·캐피탈·대부업체를 포함한 비은행권 대출 잔액은 422조5억원에서 423조6억원으로 증가했다. 고금리 대출 비중이 커지면서 부채의 질 자체가 악화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0.2%p로 부진했으며, 올해 1분기 들어 -0.6%p까지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 의원은 “추가경정예산안에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예산이 포함됐지만, 시점이 늦었고 규모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불법 계엄으로 자영업자 피해가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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