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중 30% 지분 취득
2026년까지 ‘50%+1주’ 확보
보험·저축은행 시너지 확대
370만 금융 고객 확보 기대
[교보생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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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인수해 저축은행업에 본격 진출한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교보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에 1주를 더해 매입하기로 결의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입은 오는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한다. 인수 대상은 SBI저축은행 최대 주주인 일본 SBI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이며, 인수 금액은 약 9000억원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특정 가격에 살 권리)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BI저축은행은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3495억원, 32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경기 침체 속에서도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891억원, 80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저축은행 운영 경험이 없는 점을 고려해 인수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금융당국 대주주 승인을 받은 후 올해 하반기 중으로 30%(자사주를 고려한 실제 의결권 지분 35.2%)를 취득하고, 이후 금융지주사 전환 시점에 맞춰 2026년 10월까지 ‘50%+1주’(의결권 58.7%)를 인수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 기간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현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보험 계약자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게는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맞춤형 금융 설루션을 확대해 고객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도 고객 접점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교보생명 애플리케이션(230만명)과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앱(140만명) 이용자를 합쳐 약 370만명의 금융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보험에 익숙하지 않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층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하고,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가계 여신을 1조6000억원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SBI저축은행 예금을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운용 자산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지난 2007년부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왔으며, 과거 우리은행 인수 추진, 제3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디지털 금융 협력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진행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토큰증권 발행 등 디지털 금융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SBI홀딩스는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9.05%를 인수한 데 이어, 재무적투자자(FI)들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교보생명 지분율을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양사는 단순 투자 관계를 넘어 미래 금융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SBI그룹 관계자는 “교보생명과의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 역시 “디지털 금융 시대에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SBI저축은행과 협력해 저축은행과 보험의 경계를 허물고, 더욱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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