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일정으로 쪽방촌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했다. 한 전 총리는 "서울시가 개발한 많은 정책을 저의 정책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돈의동 쪽방촌을 찾아 오 시장과 주민공동시설, 쪽방촌 의료 지원 현황을 점검한 뒤 주변 동행식당에서 순댓국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종로구의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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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한 전 총리는 오 시장에게 "(앞으로 공개할) 공약에 오 시장께서 내세웠던 약자와의 동행을 대폭 좀 포함을 시켜도 되겠냐"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물론"이라며 "제가 출마는 못 하지만 제가 준비한 정책은 출마를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후보라도 서울시가 시행하던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상세한 내용이 필요하면 다 드리겠다"며 "선점하는 게 임자"라고 했다.

이후 한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쪽방촌을 첫 공개 일정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회적 통합을 하려면 중요한 건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기본자세"라며 "오 시장이 그동안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슬로건 아래서 많은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정부의 복지 정책 방향으로는 보편적 복지보다 선택적 복지를 강조했다. 그는 "재원을 똑같이 모든 사람에게 풀어주는 (방식이라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엔 재정이 많이 든다"며 "우리 복지 정책의 기본은 어려운 분들에게 지원하되, 지원받는 분들이 자기의 선호와 선택에 따라 쓸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가치와 약자와의 동행이 같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정책"이라며 "서울시가 개발한 많은 정책을 저의 정책으로 더욱 검토하고 좋은 것은 과감하게 저희가 채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가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오 시장을 만난 것은 '반(反)이재명 빅텐트' 구축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이번 대선에 불출마한 오 시장은 중도 지지층이 비교적 많아 범보수 연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한 전 총리의 고향은 전북 전주다.

그는 "광주는 5·18 민주항쟁이라는 우리 모두가 가슴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며 "출마 선언 첫날에 5·18민주묘지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 5·18 민주항쟁에서 희생된 분들이 많다. '정말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와 이분들(희생자분들)이 가진 마음의 응어리를 우리가 제일 먼저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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