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을 꿈꾸는 팀은 서울 SK. 역대 최단 기간인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던 SK는 창원 LG(2위)와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하자마자 내리 3연패를 당했다. 그런데 벼랑 끝에서 SK는 2경기를 이겨내면서 반등했다. 이제 7전 4승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기 직전까지 왔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창원 LG 세이커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에서 SK 안영준 골밑 슛을 하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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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1~3차전에서 밀린 이유는 LG 수비 때문이었다. 한 겹 벗겨내도 주변에서 득달같이 달려드는 LG의 물샐틈없는 수비에 속수무책이었다. 외국인 최우수선수(MVP) 자밀 워니가 1~3차전 동안 평균 18.6점으로 꽁꽁 묶였다. 국내 MVP 안영준 역시 평균 9.0점에 그쳤다. SK가 자랑하던 속공도 철저히 막혔다. SK의 평균 속공 득점은 8.6점. 정규리그(15.4점)의 절반 수준이었다.
승승장구하는데도 조상현 LG 감독은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면서 초조해했다. 이유는 체력이었다. LG 변칙 수비는 내내 뛰어다녀야 하는 탓에 한 경기만 수행하기도 벅찬 전술이다. 이런 수비를 LG 선수들은 이틀에 한 번꼴로 해내야 했다. 게다가 선수층이 얇아 주전 선수 5명 중 한 경기 30분 이상 소화한 선수가 3명이나 됐다. LG 핵심 아셈 마레이를 뒷받침해줄 두 번째 외국인 선수인 대릴 먼로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반면 SK는 오세근, 최부경, 아이재아 힉스 등 두꺼운 벤치를 자랑한 덕에 체력 부담이 덜했다.
이런 불안 요소는 4~5차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체력이 떨어진 LG 선수들의 슛은 번번이 림을 외면했고, SK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SK는 4차전에서 오세근이 16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11점을 넣으면서 기세를 올린 덕분에 73대48 대승을 거뒀다. 5차전은 국내 MVP 안영준이 21점을 몰아넣으면서 86대56으로 이겼다. 챔프전에서 3경기를 내리 진 다음 2경기에서 25점차, 30점차 완승을 거둔 전례 없는 일이 일단 일어났다.
이상윤 IB스포츠 해설위원은 “LG는 체력을 몰아넣어 4~5경기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그런데 LG 선수들의 체력이 생각보다 먼저 떨어졌다. 앞서가는 팀인데도 오히려 핀치에 몰린 상황”이라며 “LG가 6차전에서도 진다면, 다음 경기는 SK 홈인 서울에서 열린다. 떨어진 체력으로 나서는 원정 경기는 부담이 클 것이다. ‘역 스위프’가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고 봤다.
LG에게 6차전은 마지막 홈경기이자, 체력이 그나마 남아 있을 때 확실히 끝내야 하는 절박한 경기다. 조 감독은 이를 위해 5차전 3쿼터 후반 공수 핵심인 마레이와 칼 타마요를 일찌감치 벤치로 불러들였다. 총력으로 6차전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전희철 SK 감독도 상승세 속에 방심을 경계한다. “솔직히 6차전은 힘들 것 같다. 창원 체육관의 분위기가 너무 강력하다”면서 “그래도 선수들을 믿는다. 5차전같이만 뛰면 창원체육관을 도서관처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 팀의 ‘단두대 매치’ 6차전은 15일 오후 7시 창원에서 열린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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