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
최근 중국에선 소위 '저공경제'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저공경제란 고도 1㎞ 이하 저공지역에서 유·무인(有·無人) 항공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산업의 경제를 의미한다. 따라서 드론과 eVTOL(전기수직이착륙기) 같은 유·무인기산업은 물론 이를 활용한 배달·물류, 도시교통, 관광, 농업 등도 포함한다.
성장속도도 놀랍다. 2024년 시장규모가 1조5000억위안(약 299조원)인데 지난 5년간(2020~2024년) 연 96.8%의 초고속 성장세기 때문이다. 특히 드론의 경우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세계 총생산의 95%인 데다 민간·상업용 드론에선 DJI(다장)란 한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무려 70%일 정도로 압도적이라고 한다.
왜 이렇게 급성장세일까. 전문가들은 첫째, 중국 정부의 강력한 신산업 지원책을 꼽는다. 중국은 2023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저공경제를 전략적 신산업으로 지정했고 2024년부터는 국가 최우선 전략산업의 하나로 본격·육성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속한 인증절차, 저고도 지역제한 완화, 재정지원(제작증명 취득기업의 경우 1500만위안), 기술표준 제정 등은 다른 국가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제도적 기반이다.
둘째, 통합적 생태계 구축도 이유 중 하나다. 유·무인 항공기의 기체제작, 부품, 관제시스템 등은 물론 다양한 산업융합(물류, 교통, 관광, 농업)도 아우르기 때문이다. 일례로 드론 물류 네트워크, 자동 이착륙장, 실시간 관제시스템 등 통합 생태계를 통해 배송의 시간 효율성을 이전 대비 60% 이상 높였다고 한다. 셋째, 핵심 기업들의 기술혁신과 선도적 기업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다. 예컨대 이항의 'EH216-S' 모델은 2024년 4월 중국 민간항공국(CAAC)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자율 eVTOL 제작증명을 획득했다.
어떤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나. 무엇보다 대규모 신시장과 고용창출 효과다. 시장에선 2035년까지 3조5000억위안(약 700조원)의 시장, 기업 수도 현재 약 5000개사에서 1만5000개사, 신규 일자리도 200만~250만개 창출될 것이라고 본다. 신산업 클러스터, 시범도시 지정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중요한 기대효과다. 특히 드론을 활용한 농산물 방제, 산간·도서지역 배송, 항공관광, 응급의료물자 수송 등은 접근성이 낮은 지역들의 경제활동을 활성화하고 지역주민들의 소득향상에도 한몫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세계 톱 경쟁력 확보에 따른 수출증대도 기대되는 효과다. 업계에선 2024년 기준 5억위안(약 850억원) 규모의 수출이 2035년엔 35억~45억위안으로 약 7~9배 급증할 것이라고 본다.
어떤 기업들이 있고 어느 지역이 활발한가. 기업은 세계 최초 상업용 eVTOL 항공기 제작증명을 획득한 이항, 드론부문 세계 1위 DJI 외에도 자동차와 항공기술을 융합해 플라잉카 개발에 앞장서는 샤오펑후이톈, 중국 최대 물류기업 순펑쑤윈, 항공기용 고성능 배터리기업 CATL 등이 선도기업이다. 특히 샤오펑후이톈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SEPA 2.0)은 파워트레인 비용 25%, 지능형 주행시스템 비용을 50%나 절감했다고 발표해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지역으론 드론의 도시로 불리는 선전, 중국 최초 민간 무인항공 시험특구인 상하이, 이항과 샤오펑후이톈의 본사가 있는 광저우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중국은 저공경제와 같은 신산업 육성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겨냥했다. 저성장과 지방소멸을 우려하는 우리나라가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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