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의면에 위치한 ‘단비책방’의 외경. 노을과 조명이 어우러진다. 책방지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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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책방’은 세종시 전의면 시골 마을의 작은 책방이다. 책방이 있는 마을은 2018년 여덟 가구가 ‘이웃과 마을 만들기’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만나 각자의 집을 짓고 살게 된 곳이다. 우리 부부는 퇴직 뒤 책방과 거주를 함께하기 위해 집 짓기를 시작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단비’는 네이버 카페에서의 닉네임이었다. 달달한 비, 적당하게 내리는 비, 농사에 도움을 주는 비라는 뜻으로 의미도 좋고 불리기도 좋아 책방 이름이 됐다.
서점을 하기 전 우리 부부는 직장 생활을 하며 4년 넘게 주말마다 텃밭을 가꾸고 꽃을 키웠다. 아예 집에서 가까운 곳에 농가주택을 구입했다. 텃밭 가는 주말이 기다려졌다. 어느 날, 서로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고 실현 가능한 것들을 모색했다. 우리 부부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은 전원주택에서 대형 반려견과 함께 정원을 가꾸고 소소한 일거리를 해나가는 삶이었다. 귀촌을 인생의 우선순위로 두고 제2의 삶을 시작하는 것을 구체화하였다. 그러다 보니 퇴직을 서두르게 되었다.
최고의 고민거리는 소소한 일거리를 생각해내는 것이었다. 그 결과가 ‘정원 있는 책방’이다. 4년 동안 농가주택에서 살아보니 식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건 물론, 우리가 식물 가꾸기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지막까지 내가 열정을 쏟아부었던 직업이 도서관 ‘사서’이기에 책방이 적절해 보였다.
책방은 숲 가까이에 자리를 잡았다. 집을 지으며 설계의 작은 부분까지 모두 관여했다. 가정집이고 책방이기에 구조에서부터 창문의 크기, 위치까지 애정 없이 정한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
이렇게 완성된 책방은 저녁 즈음이 되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 늦여름에 찾아오는 반딧불이, 책방에서 바라보는 논 뷰…. 특히 요즘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다랑논과 메타세쿼이아 숲은 장관을 이룬다. 서쪽을 바라보는 책방의 창문들은 매일 변화무쌍한 노을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세종시 전의면에 위치한 ‘단비책방’ 외부. 책방지기 반려견이 뛰논다. 책방지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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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사로움을 손님들과 나누고 싶어 ‘북스테이’를 오픈했다. ‘북스테이’에 묵는 이들은 각자의 사연을 지고 와 책방 다락방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아마도 밤새 다락방에서 책을 읽고 아침을 맞이하는 순간 새소리와 함께 오롯이 스며드는 단비책방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책방지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 둔 공간일 뿐인데 꾸준히 찾아주시다니 놀랍기도, 신기하기도 하다. 도심을 벗어나 먼 곳까지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볼 때마다 “책방 하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한다.
단비책방의 중심에는 ‘책 읽기=독서모임’이 있다. 매년 초 독서모임 모집을 하면 하루 만에 신청자 마감이 된다. 함께 읽기의 힘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 꼭 단비책방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작은 책방이나 도서관, 학교, 직장에서 독서모임을 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우선 신청하고 고민하기를 권한다.
글·사진 연영숙 단비책방 책방지기
단비책방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비암사길 75
https://www.instagram.com/danbi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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