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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영란은행 연구위원 “장기적 금리 인하는 되레 소비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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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윌렘스 위원, 2일 한은 국제컨퍼런스서 논문 발표

    “낮은 장기금리는 은퇴 대비 저축 자극해 소비 억제”

    고령화국가서 뚜렷…금리인하=소비, 기존 통설 반박

    헤럴드경제

    서울 시내에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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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장기금리 인하가 궁극적으로 소비를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주장이 영국 영란은행 연구위원에게서 나왔다.

    팀 윌렘스 영란은행 연구자문위원은 2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수익률 곡선 상의 통화정책: 왜 중앙은행은 장기 실질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논문에서 “장기금리 인하가 항상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라며 이같이 밝혔다.

    생애 주기적 요인을 고려하면 낮은 장기금리는 은퇴 대비 저축을 자극해 소비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고령화가 심화한 사회일수록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윌렘스 위원은 “가계가 유한한 생애를 가지며, 은퇴 이후 생계를 위해 자산을 축적해야 하므로 금리 변화는 시점간 소비뿐만 아니라 은퇴후 소비를 위한 자산축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석은 윌렘스 위원의 ‘플랭크(FLANK) 모형’ 아래에서 나온 결과다. 해당 모형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는 은퇴 후 소득 보전을 위해 ‘저축 유인’을 높여 ‘기간 간 대체 효과’와 ‘자산평가효과’를 상쇄해 소비를 억제한다고 봤다.

    쉽게 말해 장기적 금리 인하는 이자를 줄여 은퇴 대비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억제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러한 저축 효과가 ▷주식 등 다른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부의 효과’에 따른 소비 증가 ▷미래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현재 소비를 늘리는 ‘기회비용’ 효과를 상쇄할 정도로 클 수 있다고 봤다.

    윌렘스 위원은 “소비는 단순한 자산 총액보다 금리로 조정된 자산수익률과 훨씬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낸다”며 “장기 실질금리는 소비에 양(+)의 효과를 단기 실질금리는 음(-)의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장기금리 인하가 오히려 소비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재정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 2020-2023년을 중심으로’ 논문이 발표됐다.

    프란체스코 비앙키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논문에서 “팬데믹 기간 중의 재정지출 확대가 높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일 수 있다”며 “실질 재정 조달의 상당 부분이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에 기인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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