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이 본 ‘李대통령 첫 해외 순방’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상화…외교 자산 쌓아”
“실용외교 인사진용 갖춘 외교행보 긍정적”
“트럼프 대통령 만나 피하지 말고 얘기해야”
“취약점 보이지 않고 1대 1로 좋은 합 내야”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자리를 바꾸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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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영상(캘거리)·문혜현·전현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열흘 여만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상외교 데뷔전을 치렀다. 1박 4일동안 치열한 일정을 소화하며 국제사회에 한국 민주주의 회복을 알리고, 에너지 안보·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AI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공통 의제를 던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동안 각국 정상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한국 상황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과제는 미국과의 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도중 조기 귀국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이 무산됐다. 이 대통령이 다음 주 24~25일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명분이 더 커진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업무 오찬을 겸해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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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견례 자리만으로도 긍정적…정부 기본 방향 제시”
정치권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첫 다자외교 무대 데뷔를 놓고 ‘한국 민주주의 정상화’라고 입을 모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상견례 자리만으로도 긍정적”이라며 “외교무대에 데뷔해 다른 나라 정상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외교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이 대통령이 양자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기본방향을 제시했을 것”이라며 “양국 간의 현안에 대해 성과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외교가 이제는 정상화됐다는 것을 외국 정상에 확인하는 자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외교행보에 나설 때 상당히 낮은 자세로, 진중한 모습으로 임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고 덧붙였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이 대통령이 국제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했다”면서 “실용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인사진용을 갖추고 첫 외교행보를 G7 정상회의로 택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짚었다.
신 연구위원은 “이 대통령이 인사를 통해 실용외교에 매우 적합한 사람을 임명했다”면서 “안보실의 경우 위성락 실장, 김현종 1차장 등 실무 역량을 갖춘 균형 있는 사람을 임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이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 발언과 관련해 “중동 정세를 고려할 때 한국의 경우 에너지 안보가 중요한 입장”이라며 “그런 측면을 잘 부각했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취임하자마자 바쁘게 움직이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며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마주한 국가들과 성과를 남기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관계의 재정립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과거 윤석열 정부에서 했던 것들을 계승하되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대통령의 첫 외교전을 두고 “주요국과 (미국에 대해) 얼마만큼의 공감대를 형성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요국 모두 미국과 복잡한 관계”라며 “그런 부분에서 공감대를 가질 만한 부분이 있어야 하고, 정상외교가 귀환했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G7 및 초청국 기념촬영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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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참석 바람직…트럼프 만나 ‘좋은 인상’ 줘야”
이 대통령의 다음 외교 무대는 나토 정상회의가 될 전망이다. 다음 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첫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대면 협상에 갈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한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며 협상 의제를 꺼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든 만나야 한다”면서 “미국의 의중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특성은 취약점이 보인다 싶으면 바로 파고드는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취약점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미국과 좋은 합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양 연구위원은 “1대 1로 붙는 트럼프 대통령 성향을 고려해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우리나라가 소위 서구의 일원이고, 자유민주주의 국가 일원으로 시장 경제를 굉장히 중시하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의 이익과 미국의 이익을 최대한 조율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방국임을 강조하면서도 사업가적 성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을 고려해 양국의 이익을 철저히 따져 가며 발언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필요성도 제기됐다. 신 연구위원도 “트럼프 대통령을 못 만났기 때문에 (나토 정상회의에) 가는 것을 바람직하게 본다”면서 “한미 간 소통하고, 워싱턴 방문 일정을 가급적 조기에 확정하는 것이 한미 동맹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정상 간 직접 만나는 의미가 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온다면 이 대통령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정상 간 만남에선 첫 상견례임에도 현안 관련 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교수는 “(미국과 회담 불발은) 불가항력적인 일이었다”면서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현안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남북관계, 핵 문제, 미군 문제 등 모든 카드를 피하지 않고 다 얘기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은) 국가이익의 관점에서 한국의 입장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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