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한적’ 대미 보복에 안도...‘한숨 돌린’ 韓경제
트럼프 “휴전합의” 발표에...이란 “휴전 합의는 아냐”
씨티 “유가 배럴당 75달러 유지되면…올해 韓 성장률 0.15%p↓”
이 덕분에 호르무즈발(發) 오일쇼크 위기에 직면했던 한국경제도 한 숨 돌리게 됐다. 다만 ‘화약고’라는 표현처럼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또 다시 재현될 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SNS와 달리 이란은 현재로서는 휴전 합의가 아니며 최종 결정은 나중에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가운데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75달러선을 넘어선다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15%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이스라엘-이란 휴전합의”...국제 유가 안정세
[헤럴드경제 취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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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감에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1.48달러로 전장 대비 5.53달러(7.2%)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68.51달러로 전장 대비 5.33달러(7.2%) 떨어졌다.
국제 원유의 20~30% 가량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 가능성이 낮아진 점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 UAE, 이란 등 주요 산유국의 수출 물량이 지나는 전략 요충지로, 이 해협이 막히면 글로벌 공급량이 하루 2000만 배럴 이상 감소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99%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앞서 월가에선 이란이 글로벌 원유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고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실제 2019년 6월 13일 호르무즈 해협 오만만 근처에서 일본과 노르웨이 국적 유조선 두 척이 공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사고 당일 브렌트유는 약 4% 급등했고, 주간 기준 2%안팎의 상승폭을 보였다. 같은 해 9월엔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익·크레이리스 정유단지 드론 공격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의 약 5%가 하루 새 중단되면서, WTI는 14.7%, 브렌트유는 14.6% 급등하기도 했다.
2022년 러-우 전쟁 당시 물가 5.1%↑
한국 경제는 국제유가가 급등할 때마다 심각한 경제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국제유가가 140달러까지 치솟자 한국 경제성장률은 5.5%에서 2.8%로 급락했다. 소비자물가는 4.7%에 달했고,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섰다. 2011~2012년 국제유가가 100~120달러 수준에서 등락했던 때에도 성장률은 3.7%에서 2.3%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도 4%대까지 치솟으면서 경상 흑자폭도 감소했다.
불과 3년 전인 2022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유가가 120달러에 육박하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5.1%, 경상수지는 흑자폭이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에서 유가와 환율 상승을 물가 상승 압력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유가가 90달러 이상에서 유지되거나, 환율이 1400원을 넘길 경우, 소비자물가가 다시 3%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유가·고환율이 겹치면 물가안정 목표(2%) 달성은 요원해지고, 금리 인하도 유보될 수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간 진행해온 무력충돌을 중단하고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국제유가 변동성 리스크는 지속적으로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 아락치 장관은 또 “현재로서는 휴전이나 군사작전 중단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서 “우리의 군사작전 중단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나중에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 배럴당 평균 75달러를 기록하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5%포인트, 내년 성장률은 0.1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유가 85달러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0.29%포인트·0.33%포인트, 유가 95달러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0.42%포인트, 0.49%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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