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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산업 생산이 두 달 연속 감소하고 설비투자는 석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매 판매는 보합에 머물렀다. 미국 관세 여파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4월의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5(2020년=100)로 전달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0.8%)에 이어 두 달째 마이너스다.

제조업 생산(-3.0%)이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광공업(-2.9%) 부진의 영향이 컸다.

전방산업인 자동차·건설업 침체에 따라 자동차용프레스가공품, 육상금속구조물 등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금속가공(-6.9%)이 크게 줄었다. 의약품 생산 역시 기업의 생산량 조정 등으로 10.4% 감소했다.

자동차(-2.3%) 생산은 미국 관세정책, 미국 현지 신규공장 가동 등 영향으로 두 달 연속 줄었다.

각종 내수 관련 지표도 부진을 나타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1% 줄어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정보통신(-3.6%)이 게임사의 신작 게임 매출 감소와 소프트웨어 유지 보수 및 구축 계약 수주 감소에 따라 큰 폭으로 줄었다. 운수·창고(-2.4%)도 해상운송업, 육상 여객 운송업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내구재(1.2%)와 준내구재(0.7%)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화장품 등 비내구재(-0.7%) 등에서 줄면서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지난 3~4월 감소에 이어 1차 ‘필수 추경’이 집행된 지난달에도 제자리걸음 하면서 석 달째 반등하지 못했다.

설비투자는 4.7% 줄면서 3월(-0.5%) 이후 석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운송장비(0.1%)에서 소폭 늘었으나,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6.9%)에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지난달 1일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 집행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최창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 과장은 “1차 추경이 대부분 사업비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 집행되느냐에 따라 설비투자·건설 쪽에 반영될 수 있고, 중간소비 성격이면 제조업·서비스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전달보다 3.9% 줄면서 석 달째 뒷걸음질 쳤다. 건축(-4.6%)과 토목(-2.0%)에서 모두 공사실적이 줄어들었다. 건설수주(경상)는 1년 전보다 5.5% 감소했다. 주택 등 건축(20.7%)에서 수주가 늘었으나 발전·통신 등 토목(-62.4%)에서 수주가 줄었다.

경기종합지수는 모두 꺾였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액·내수출하지수 등이 줄면서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건설수주액 등이 감소하면서 0.1포인트 내렸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대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내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전산업 생산 등 산업활동 주요 지표가 전월에 이어 대체로 감소세를 지속했다”면서 “정부는 내수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한 추경을 신속 추진하는 한편 대미 관세 협상, 우리 기업 피해 최소화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도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