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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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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하는 목사님" 구교형 목사의 '택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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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폐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엔 다양한 기독교 출판사들도 함께하며 기독교 신앙을 나눴는데요.

    택배 노동의 경험을 책으로 펴낸 구교형 목사의 북토크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목회자의 노동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를 함께 나눴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목회와 기독교사회운동에 헌신해온 구교형 목사는 10년 전, 처음으로 택배 노동을 시작했습니다.

    개척교회 목회자로서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시작한 택배노동이었지만 목회 인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구 목사는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교인과 이웃들의 평범한 노동 일상을 함께한 경험은 목회자로서의 시각을
    확장시켜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끝없는 노동으로 안식을 누리지 못하는 현대인의 삶과 달동네 서민들의 애환,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 등 노동 현장에서 만난 이웃들의 삶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정의와 사랑, 연대의 가치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됐다는 겁니다.

    [구교형 목사 /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사람들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만남들을 갖고 싶어서, 실제로 육체 노동을 좀 하고 싶었거든요. 꼭 목사라서가 아니라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요, '아 인생이 이런 거구나' 배우는 게 정말 많습니다. 목사의 일이라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격리돼 있거나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안되죠), 하나님 말씀도 사실 공감 안에서 나오는 건데…"

    노컷뉴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진행된 산지니 출판사의 온라인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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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과 땀의 가치를 새롭게 느끼게 되면서 교인들은 물론 교회 밖 이웃들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졌습니다.

    교인들의 고민과 기도제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교회 밖 이웃들과도 관계를 맺으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흘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구교형 목사 /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새벽배송 하는 걸 보면) '아 저 사람 죽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진짜 '아 저 사람 오래 못 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힘겹습니다. 이제 힘든 일을 같이 하다 보면, 동료들끼리 어려운 일들을 같이 나누는 것이 재미있잖아요. 똑같은 목사라고 하더라도 자기들하고 똑같은 그 삶의 현장에서 같이 일을 한다는 것이 가깝게 느껴질 수 있겠죠."

    구 목사는 또 "노동은 존경과 칭찬, 대접 받는 삶에 익숙해지기 쉬운 목회자들로 하여금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고, 목회자로서의 소명을 되돌아보게 만든다"고 덧붙였습니다.

    [구교형 목사 /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공동대표나 사무총장 같은) 직함으로 불리다가 일을 하면서는 '아저씨 이거 해주세요', 그런 이야기들이 당연히 이상한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제 스스로가 느낄 때, 상당한 좀 자격지심 같은 걸 저도 느꼈어요. 부끄러운 일이라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가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그게 저한테 굉장히 하나님 앞에서나, 또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가 수양이 되는 기회가 됐던 것 같아요."

    구 목사는 "노동을 통해 성도와 이웃들의 삶이 얼마나 고된지 깨닫게 됐다"면서 "목회자의 삶이 이웃들의 실제 삶과 연결될 때 교회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또한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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