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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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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차거래잔고 2년 만에 94조 돌파…코스피에 드리운 그림자 [공매도와 코스피5000과의 사투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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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도 대기 물량 2년새 최대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투자자↑
    대량 매도로 이어질 경우 상승세 제동
    공매도 잔고↑⋯증시 조정 신호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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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재차 강조하면서 코스피가 3년 9개월 만에 3110선을 돌파했다. 정부의 자본시장 정상화 드라이브와 개인·기관의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한국 증시는 '오천피 시대'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상승장 이면에선 불안감도 감돌고 있다. 공매도 대기 물량으로 불리는 대차거래잔고(대차잔고)가 94조 원을 돌파하며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매도 잔고도 석달새 두 배 가까이 불어 12조 원을 넘어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빌려놓은 물량이 대량 매도로 쏟아질 경우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천피에 대한 기대감 이면에 공매도라는 보이지 않는 브레이크가 자리잡고 있어 국내 증시 전반에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불법 공매도에 대해 과징금을 최고 수준으로 부과해야 한다”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가로막는 불법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대차잔고는 2일 기준 94조21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7월 25일(94조1106억 원) 이후 약 24개월 만에 최대치다. 대차잔고는 외국인이나 기관이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공매도를 목적으로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이다. 통상 잔액의 70% 이상이 실제 공매도로 이어진다. 잔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세력이 많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한 달 새 대차잔고 증가 속도는 가팔랐다. 지난달 초 81조 원대였던 대차잔고는 불과 한 달 만에 15% 늘었다. 올해 1월 2일(47조3385억 원)과 비교하면 약 7개월 만에 99% 늘어난 수치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차잔고 급증은 상승장 과열 신호로 공매도 물량이 본격 출회될 경우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차잔고가 역대급으로 치솟으면서 대량 매도에 따른 증시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빌린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만큼 이는 곧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차잔고를 중심으로 한 공매도 대기 물량의 급증이 현재의 상승 랠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3개월간 대차거래잔고가 가장 많이 쌓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잔고 규모가 8조 원을 넘어섰다. 이어 삼성전자(5조7875억 원), LG에너지솔루션(2조5341억 원), 셀트리온(2조1494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7191억 원) 순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 KODEX200, 네이버(NAVER), 한미반도체, KB금융도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10개 종목의 대차거래 잔고 합계는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12조 원을 넘어선 공매도 잔액도 부담이다. 공매도 잔고는 빌린 주식을 시장에 팔아놓고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이다. 하락에 베팅 중인 투자자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통상 공매도 잔액 급증은 국내 증시 조정 나타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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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투데이/김범근 기자 (nov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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