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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0 (토)

    龍 자리 먼저 기다리는 부산고... 청룡기 야구 40년 만에 결승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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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결승전서 강호 대구상원고에 7대3 승

    1979년 우승 이후 46년만에 청룡기 탈환 도전

    부산의 야구 명문 부산고가 1979년 34회 청룡기 우승 이후 46년 만에 청룡기 탈환에 나선다. 부산고는 1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이하 ‘청룡기’) 준결승전에서 청룡기 6회 우승의 명문 대구상원고를 7대3으로 꺾으며 오는 12일 열리는 결승전에 진출했다.

    ◇선취점 낸 대구상원고, 3회에 반격한 부산고

    이날 부산고는 선발로 김지완, 대구상원고는 서찬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경기 초반 양팀이 공세를 주고받았다. 선취점은 대구상원고의 몫이었다. 1회말선두 타자자 피창현이 데드볼로 출루한 뒤 희생번트로 2루에 갔다. 이어 이번 대회 10타수 4안타를 치고 있던 남태웅이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부산고 수비가 좋은 중계 플레이로 홈으로 파고들던 피창현을 잡아내는 듯 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부산고 포수 강민기가 홈 플레이트를 가로막아 진루 방해 반칙으로 판정되면서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 대구상원고가 선취점을 올리며 1-0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진루타로 맞은 2사 2루 찬스에서 대구상원고 정구현이 친 빗맞은 타구가 1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2루타가 되면서 남태웅이 홈을 밟으며 대구상원고가 2-0으로 앞서갔다.

    2회초도 실점 없이 넘긴 대구상원고는 2회말 선두 타자 문경원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결국 부산고는 선발 김지완을 조기에 내리고 좌완 박준건을 마운드에 올려 실점 위기를 넘겼다.

    대구상원고 선발 서찬혁에 막혀있던 부산고는 3회초에 막힌 혈을 뚫었다. 선두 타자 김지환이 팀의 첫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하자 이어 희생번트와 볼넷으로 1사 1,2루 찬스가 왔다. 여기서 안지원이 좌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1-2 1점 차로 추격했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대구상원고가 선발 서찬혁을 내리고 에이스 김세은을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지만 부산고는 4번 타자 최민제가 김세은의 초구를 우전 안타로 때려내며 1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이어 강민기가 좌전 희생플라이를 쳐내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3회말 부산고 투수 박준건이 대구상원고 중심 타선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박준건 호투·강민기 호수비로 기세 올린 부산고, 역전에 성공

    쿨링 타임을 거쳐 중반으로 접어든 경기는 부산고가 박준건의 호투와 호수비를 앞세워 서서히 우세를 잡아갔다. 4회말 1사에 대구상원고 문경원이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로 2루에 나갔다. 이어진 김성휘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 상황이 됐는데, 부산고 포수 강민기가 1루 대신 2루에 송구했고 늦게 귀루한 2루 주자 문경원을 잡아내며 2사 1루를 만들며 실점 위기를 센스 있게 막아냈다.

    5회초 공격에서 부산고가 전세를 뒤집었다. 3번 타자 안지원이 2사에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이어 4번 타자 최민제의 좌전 적시타가 터지자 안지원이 홈을 파고들면서 부산고가 3-2를 만들었다.

    부산고는 5회말 또다시 기막힌 수비로 기세를 올렸다. 선두 타자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후속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이어 포수 강민기가 2루 송구로 도루 시도를 막으며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아내며 실점 없이 5회말을 넘겼다. 6회초 대구상원고 김세은도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지만 6회말 박준건도 대구상원고 타선을 막아내며 5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9회에만 3점... 2학년 에이스 하현승의 완벽한 마무리

    또다시 쿨링타임을 거쳐 경기는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7회초 부산고 선두 타자 이서준이 데드볼로 출루하며 또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어 하현승의 희생번트를 대구상원고 투수 김세은이 잡아 1루에 던졌지만 포구 실책이 나오며 무사 1,2루가 됐다.

    이어 안지원의 번트 시도 2번이 파울로 돌아갔지만 김세은이 볼넷을 내주며 대구상원고는 무사 만루 경기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김세은이 후속 타자 최민제를 헛스윙 삼진 1사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강한 어깨로 좋은 수비를 보여준 포수 강민기가 다시 우익수 방면 멀리 희생플라이를 쳐내며 부산고가 또다시 1점을 추가, 4-2가 됐다. 2사 2,3루 추가 득점 찬스에서 김세은은 부산고 후속 타자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 무사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넘겼다.

    7회말도 무실점으로 6이닝을 막은 박준건이 90구 상태로 8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대구상원고 선두 타자 남태웅이 초구를 직격, 3루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때려냈다. 부산고는 위기의 순간 2학년 에이스 하현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대구상원고는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든 뒤 정구현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3-4, 1점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하현승은 후속 타자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8회말을 막아냈다.

    9회초 대구상원고 에이스 김세은이 89구를 던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부산고 선두 타자 이서준이 초구를 쳐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하현승의 희생번트로 다시 1사 2루를 만든 부산고는 안지원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5-3, 다시 2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대구상원고는 투구 수 96개의 김세은을 내리고 좌완 권오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어 내야 땅볼로 2사 3루 상황에서 대구상원고는 우타자 강민기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좌타자 서성빈을 상대했다.

    이때 돌발 상황이 나왔다. 권오승의 견제에 1루 주자 강민기가 런다운에 걸렸는데, 이때 대구상원고 수비가 홈을 노리던 3루 주자를 잡으려다 송구 실책이 나왔다. 공이 뒤로 빠진 틈에 3루 주자 안지원이 홈을 밟으면서 6-3 3점 차가 됐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부산고는 서성빈까지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7-3 4점 차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9회말 하현승이 마무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를 유격수 플라이, 후속 타자를 유격수 땅볼, 마지막 타자를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1985년 이후 40년 만에 부산고의 청룡기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부산고는 오는 12일 덕수고-경기항공고 승자와 80회 청룡기를 두고 결승에서 맞붙게 된다.

    조선일보

    10일 열린 80회 청룡기 준결승전에서 대구상원고 타선을 8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아낸 부산고 박준건(왼쪽)과 하현승.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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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승리의 수훈갑은 2회부터 7회까지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대구상원고의 막강 타선을 막아낸 3학년 좌완 투수 박준건이었다. 경기 후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박준건이 다소 기복이 있는데 오늘 너무 좋은 투구로 많은 이닝을 잘 막아주면서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박준건이 일찍 무너졌다면 하현승이 조기에 등판하면서 결승에서 투수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박준건은 “오늘 이렇게 많은 이닝을 던질 거라 생각 못했는데 한 이닝 한 이닝 차분히 막자는 생각으로 던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날 91구를 던져 결승전에는 나설 수 없는 박준건은 “동료들이 꼭 결승전에서 승리할 수 있게 덕아웃에서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타석에선 올해 최고의 타격 유망주로 불렸지만 올해 성적이 다소 주춤했던 부산고 3학년 안지원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2학년임에도 4할 타율을 때렸던 안지원은 올해 타격감이 주춤했지만, 이번 청룡기 대회에 들어 20타수 8안타 3타점으로 4할 타율을 치며 정상 궤도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안지원은 “이번 대회 들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46년 만의 우승 도전인데 꼭 우승할 수 있게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타석에선 다소 부진했던 2학년 이도류 에이스 하현승도 다부진 각오를 더했다. 하현승은 “오늘 경기에서 타석에선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거 같아서 마운드에 올랐을 때 더 집중했다. 박준건 형이 6이닝을 잘 막아줘서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고, 무조건 8, 9회를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제 것만 하고,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했다. 이날 강한 어깨로 좋은 수비를 보인 포수 강민기는 “하현승은 변화구와 직구 모두 훌륭한 투수라 저는 사인만 내고 받는 입장”이라며 하현승을 치켜세웠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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