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광화문 모처에서 기자들을 만나 케이블 SO산업의 위기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심민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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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산업은 불공정한 환경에 오랫동안 놓여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사업자에게까지 방송통신발전기금(이하 방발기금)을 부과하는 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광화문 모처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90개 케이블 종합유선방송(SO)사의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방발기금으로 내야 하는 현재 규제 상황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이하 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90개 케이블 종합유선방송(SO)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149억원으로 10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하면 96.3% 줄었다. 90개 SO사 가운데 52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SO사가 지난해 정부에 납부한 방발기금은 250억원으로, 전체 SO사 합산 영업이익보다 101억원 많았다. 방발기금은 적자 여부와 상관없이 방송 매출의 1.5%를 부과하도록 돼있다. 1%였던 방송발전기금 부과율은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고시 개정을 통해 인상됐다. 케이블TV 업황 악화로 매출이 빠지자, 세금 감소를 막기 위해 세율을 높였다는 업계의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황 회장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급격한 시장 잠식에 따른 미디어간 공정 경쟁에 대한 문제 제기를 여러 차례 해왔지만 경영 현장에 실질적으로 와 닿는 정책 변화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방발기금도 곧 부과가 결정될 시기에 있지만 올해도 역시 전향적인 정책 개선이 감지되고 있지 않아 마지막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황 회장은 홈쇼핑 송출 수수료 분쟁과 지상파 방송 재송신 비용 증가도 케이블TV 업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상파) 채널 공급과 홈쇼핑 송출 수수료 분쟁과 같은 문제들이 계속해서 산업간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케이블 SO사들은 이미 아사지경에 처한 상황”이라고 했다. 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작년 홈쇼핑 송출 수수료 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케이블 SO사는 53개로, 2015년(27개)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 재송신 비용은 1231억원으로 2017년(889억원) 대비 38.5% 증가했다. 작년 케이블TV 90개 전체 SO사의 영업이익률은 0.55%로 2017년(10.81%) 대비 10%포인트(P) 이상 급감했다.
황 회장은 지역 문화를 유지하고 지키는 게 케이블TV의 출발 목적이자 존립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케이블 SO사들이 모두 사라지고 전국 방송이 획일화되고 수도권 중심으로 가면 지역이 소멸될 것”이라며 “케이블 SO를 살리기 위한 산업 구조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올해를 놓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케이블TV협회는 케이블 SO사를 살리기 위한 정책 대안을 발표했다. 케이블TV협회로부터 이 주제로 연구용역을 수행한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케이블 SO사 중 적자 기업들을 대상으로 방발기금을 면제해주면 97억원 정도 비용 절감이 예상되고, 영업이익률도 작년 0.55%에서 올해는 0.91%로 0.36%P 개선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방발기금 체계를 전면 개편해 지역채널 투자비 만큼 인하하거나 전면 면제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상파 방송 의무 재송신 범위를 지상파 3사에서 KBS로만 줄여야 하고, 재송신료 상한제를 도입해 비용 인상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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