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고금리·경기 둔화 ‘삼중고’ 속
‘휴먼 글라우드’ 인력운영 새 패러다임 주목
노동 안정성·사회보장 등 제도 보안도 부각
지난 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2025’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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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고금리,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인력 운영 전략으로 ‘구독 채용’을 주목하고 있다. 고정 인건비를 줄이면서 특정 분야에 필요할 때만 인력을 빌려쓰는 식이다. 소유가 아닌 대여의 구독 경제가 채용 시장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기업으로서는 고정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 핵심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구독 채용을 가능케 할 채용 플랫폼이 하나둘씩 등장하면서 점차 이를 활용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먼 클라우드(Human Cloud) 플랫폼’은 요즘 기업들이 고정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하는 플랫폼이다. 전통적인 고용 형태가 기업과 직원의 1대1 정규직 관계였다면 휴먼 클라우드는 이를 ‘N대N’ 방식으로 바꾸는 개념이다. 개인도 수많은 기업 중에서 본인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선택할 수 있고, 기업도 수많은 인재 풀 속에서 필요한 인재를 선택한다.
매칭 플랫폼 기술의 발전이 이를 가능케 했다. 휴먼 클라우드 플랫폼은 개인이나 팀·기업 단위의 전문 인재들이 보유한 역량을 데이터화해 기업이 필요한 분야와 인재상에 맞춰 프로젝트별로 연결한다.
프리랜서 전문가를 매칭하는 플랫폼 크몽은 최근 9개월 만에 150만명의 신규회원이 급증, 보유 회원이 450만명에 이른다. IT, 디자인, 프로게이밍, AI 등 700여개 전문 서비스 카테고리로 기업과 전문가를 매칭하고 있다. AI 기반 전문가 매칭 HR테크 플랫폼 커리어데이에도 전문가 2만5000명이 활동 중이다.
기업은 이들 플랫폼을 통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민첩하게 인재를 구한다. 소속 전문가들은 본인의 전문 분야를 특정 기업이 아닌 다양한 프로젝트와 기업을 통해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인공지능이나 디지털 전환 등 특수 분야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클라우드 아키텍트 등 특수 분야 인재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정규직 채용에는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프로젝트 단위로 전문가를 ‘구독’하듯 활용하는 방식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구독 경제 자체가 시대적 대세로 자리 잡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단기 또는 임시 계약 중계 플랫폼이 활용되고 있다. 우버 같이 운전자가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나, 에어비엔비처럼 개인의 자산을 단기 임대하는 플랫폼이 정착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단기·임시 업무를 중개하는 글로벌 플랫폼 시장은 2023년 29조3600억원에서 2032년 154조2444억원으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직장보다는 일 자체의 가치를 중시하는 방식으로 업무하길 선호한다”며 “이 같은 가치관 변화가 구독 채용 등의 형태가 활성화되는 이유”라고 했다.
구독 채용 등 기존과 다른 형태의 유연한 노동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일각에서는 인력 채용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회보장제도 등도 전통적인 고용관계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구독 채용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근무 방식은 이 같은 제도적 보장도 미비하다. 노동 안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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