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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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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협, 차기 총무 후보 추천 위한 인선위 구성…박승렬·송병구 목사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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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24일, 73회기 3차 정기실행위원회를 열고 차기 총무 후보 추천을 위한 인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교회협은 오는 30일까지 회원교단과 기관으로부터 인선위원을 추천받아 인선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이후 인선위원회에서 단수 후보를 추천하면 실행위원회는 무기명 투표를 통해 총회에 제청하고, 최종 총무 선출은 11월 열리는 제74회 총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교회협 차기 총무 후보로는 한국기독교장로회 박승렬 목사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송병구 목사가 거론되고 있다. 기장총회는 최근 대의원 회의에서 총무 후보로 한우리교회 박승렬 목사를 선출했고, 감리교도 공청회를 열고 색동교회 송병구 목사 후보 추천을 가시화했다.

    교회협 총무는 관례상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순번대로 맡아왔기에 당초 차기 총무는 기장총회 측에서 선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감리교가 후보를 내기로 하면서 양 교단이 경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노컷뉴스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진행된 교회협 정기 실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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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리교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순번제 관행을 깨고 후보를 내는 이유는 최근 몇 년 사이 교단 내 교회협과 세계교회협의회 탈퇴를 요구하는 보수 강경파 목회자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교단 총무를 배출함으로써 교회연합운동의 정신을 회복하고 동력을 얻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감리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조선예수연합공의회'란 이름으로 창설된 1924년부터 교회협을 이끌어온 주요 교단이지만, 지난 제35회 총회에서 교회협 탈퇴 안건이 다뤄지는 등 교계 안팎으로 우려를 낳기도 했다. 당시 이철 대표감독회장의 중재로 즉각적인 결의는 보류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황병배 감리교 선교국 총무는 실행위에서 "총무 인선과 관련해 상당히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 "자리에 대한 욕심도 없고, 거대 교단이 물질로 폭력을 휘두르려는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리교단의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며 "각 교단 대표들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선거로 가게 된다면 공정하게 임하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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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관례를 깨뜨리는 것은 연대의 필수 조건인 존중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분열과 갈등의 시작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단순히 인선 문제가 아니라, 에큐메니칼 운동의 존재 방식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장총회 박상규 총회장은 실행위에서 "교단의 사정도 있지만, 총무 인선에 대한 명문화된 법조문보다도 우리들이 소중하게 지킨 원칙이 있다"며 "존중과 신뢰 정신이 때로는 희석되기도 하고 때로는 왜곡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장총회 이훈삼 총무도 "총무 선출과 관련해 교회협 안팎으로 여러 성명들이 공식적으로 발표됐다"며 "이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고 이 문제 때문에 아파하고 있다는 의미로, 단순하게 보고 넘어가선 안된다"고 말했다.

    앞서 교회협 여성위원회와 청년위원회, 교회와사회위원회는 순번의 원칙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으며, '에큐메니칼 후배'란 이름으로 2백여 명이 "기감은 총무 출마 계획을 철회해달라"는 내용의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기장 농어촌선교목회자연합회, 민중선교회도 관련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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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총무 후보로 거론되는 박승렬 목사와 송병구 목사는 김종생 총무의 제안에 따라 교회협의회와 관련된 직함을 내려놓기로 했다. 박승렬 목사는 한국교회인권센터 이사장을, 송병구 목사는 교회협 화해와통일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다.

    김종생 총무는 "현재 총무 추천이 과열되는 양상은 교회협 안팎으로 깊은 염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에큐메니칼운동의 가치와 정체성 특히, 일치와 연합이라는 협의 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교단의 현실에 따라 제시되는 인사 대안들은 분명 의미있는 제안이지만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숙의와 공론의 절차가 우선 되어야 한다"며 "협의회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려하며, 에큐메니칼 운동의 외연 확대와 내부적 합의가 균형 있게 검토되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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