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예탁금 7거래일만에 7.6조↑
CMA 잔액도 81조로 최고치 경신
총선 이후 밸류업 정책에 의구심
전문가들도 투자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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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투자자 반응은 '일단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1분기 뜨거웠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을 대거 팔아치우며 실탄을 마련했지만 대기성 자금에 넣어두고 그저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 밸류업에 대한 실망감, 총선 이후 불확실성, 불안한 거시경제(매크로) 환경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9조6299억원으로 집계됐다. 7거래일 만에 7조6000여억원이 불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다.
또 다른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지난 1일 81조9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CMA는 고객이 맡긴 돈을 증권사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운용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피난처로 알려져 있다.
그간 묶여 있던 주식들을 매도하며 현금은 마련했지만 매수는 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 매수가 이어질 뿐 개인투자자들은 외면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들을 사들이고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개인은 최근 1개월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8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권고 형식인 밸류업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비판에 정부가 주주환원 확대 기업과 이에 투자한 주주에 대해 법인세와 배당소득세를 인하해주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선 총선용 카드인지 확인하려는 수요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밸류업 정책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견해와 총선 결과에 따라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의 법인세·배당소득세 경감 카드는 모두 법 개정 사안이어서 국회 논의가 필수적이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점 역시 투자자 판단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오는 6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과 IT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이익 모멘텀 형성을 우호적으로 판단한다"며 "버블 진입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지만 그 과열은 무분별하기보다 기업 이익 개선에 기반을 둔 이성적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스크는 다양하지만 주식시장에서 가장 부담인 것은 많이 오른 주가 레벨"이라며 "금리 인하 시작 후 추가 인하가 빠르지 않을 것이고 경제도 기대와 달리 실상은 그리 강하지는 않을 수 있는 점은 걱정스럽다"고 짚었다.
아주경제=장수영 기자 swimmi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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