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아이폰 15 프로(Pro)를 들고 있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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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파괴적 혁신’의 대명사였던 애플이 AI(인공지능)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애플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데 이어 오는 6월 AI 관련한 “큰 발표 계획”도 갖고 있다고 예고했다. 그러자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 넘게 상승했다. 잇따른 실적 하락과 인공지능(AI) 기술 경쟁 약화 등 위기감을 타개하기 위한 반전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증권가에선 오는 6월 연례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를 앞두고 국내 투자자들의 투심도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급 주주환원 규모…시장도 환호”=애플은 이날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주환원정책도 제시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1100억달러(150조8100억원)으로 전년 동기(900억달러)보다 22%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작년 12월부터 주가 하락이 가팔라지면서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서만 10% 내렸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던 애플은 왕좌를 MS에 넘겨주며 2위로 밀려났고, 엔비디아에게도 거센 추격을 당하고 있다.
시장은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청사진에 더 베팅하는 분위기다.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차주 새로운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내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관련 ‘큰 발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생성형 AI에 대해 “제품 전반에 걸쳐 큰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동부시간 오후6시 기준 6.4% 상승했다.
시장에선 애플이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부문의 경쟁력에만 매달린다는 우려가 큰 상태였다. MS, 구글, 아마존 같은 기존 경쟁자들이 공격적인 투자와 신규 AI서비스를 내세워 질주하는 흐름과도 상반된다는 지적이다. 이런 와중에 애플은 부진한 스마트폰 시장과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로 지난 6개 분기 중 5개 분기에서 매출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어느 때보다 애플의 AI 모멘텀이 필요하던 시점에서 반전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준원 신영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그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흐름을 주도해왔는데 삼성, 화웨이, 샤오미 등 다른 기업들이 AI 모멘텀을 살리는 흐름을 좀처럼 같이 타지 못하면서 시장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였다”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이번 6월 WWDC는 애플 주가의 향방을 결정지을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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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도 다시 돌아오나”=이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사이에서도 애플 투자의 인기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1일 기준 서학개미의 애플 주식 보유량은 42억7830만달러(5조8266억원)으로 새해 첫날의 50억3220만달러(약 6조9570억원)에 비해 15%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AI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이 10% 넘게 늘어난 흐름과도 대조적이다.
최근 시장 낙관론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애플에 대한 투자 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려 잡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는 2018년 중립으로 하향한 지 6년 만이다. 목표가는 195달러로 제시했다. 최근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량 부진은 구조적인 사안이 아닐 뿐더러 중국 소비자들이 신제품 특징에 민감하면서 변동성도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체 사이클 도래, AI 기술 통합 등을 바탕으로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이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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