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는 라이언 W. 루스(가운데)를 경찰이 체포하고 있는 모습이 16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암살시도를 한 용의자가 현장에 12시간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호실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16일(현지시간)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를 유죄 선고를 받은 중죄인에게 금지된 총기 소지 및 일련번호를 지운 총기 소지 등 2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두 혐의 모두 최대 징역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다.
특히 기소장에는 수사 당국이 라우스의 휴대전화 기록을 조회한 결과 그가 사건 현장 인근에 15일 오전 1시59분부터 오후 1시31분까지 거의 12시간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용의자가 오랫동안 주변에 있었는데도 경호국이 왜 더 일찍 위협을 감지하지 못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기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던 비밀경호국(SS) 요원이 지난 15일 오후 1시31분께 골프장 주변을 걷다가 나무가 늘어선 곳에서 소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보고 그 방향을 향해 사격했다.
용의자가 있던 장소에서는 디지털카메라, 조준경을 장착하고 장전된 SKS 계열 소총, 음식을 담은 검은 플라스틱 봉지가 발견됐다. SKS 계열 소총의 일련번호는 지워진 상태라 맨눈으로 읽을 수 없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방수사국(FBI)이 일련번호를 복구해 구매 이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 소총을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있는 수사실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로 국장 대행은 사건당시 먼저 6번 홀 그린을 확인하던 경호국 요원이 소총으로 판단되는 물체로 무장한 용의자를 발견해 사격했다면서 "용의자는 전직 대통령(트럼프)에 대한 시야를 확보하지 못했고 현장에서 달아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2개월 사이에 두 번째 암살 시도에 직면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이날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 당국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다는 데 대해 안도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화를 해줘 고맙다는 뜻을 밝혔다고 백악관 당국자는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그(암살 시도범)는 바이든과 해리스의 레토릭(트럼프에 대한 표현)을 믿었고, 그 믿음에 따라 행동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대선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을 거론해 이목을 끌었다. 자신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언사가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로 연결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경호한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대해서는 "환상적으로 일을 했다"며 치하했다.
한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는 과거 이란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책을 출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291페이지 분량의 이 책에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과 맺은 핵 협상을 폐기한 데 분노를 표출하며 "이란, 사과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진 문장에서 "트럼프를 암살할 자유가 있다"(You are free to assassinate Trump)고도 썼다.
라우스는 책 전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보', '멍청이'(fool, buffoon, idiot)라고 칭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같은 독재 지도자들보다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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