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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중국 송대에는 찻잔에 ‘라떼아트’ 했다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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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차·향·꽃의 문화사 김영미 지음, 글항아리, 4만8000원


옛날에도 ‘라떼아트’가 있었다. 중국 송대 초 유행한 차백희는 차에 다시(차숟가락)를 휘저어 거품으로 새, 나비, 벌레, 동물 문양을 만드는 일이다. 몽롱하게 글씨 형상을 만드는 일을 생성잔이라고 칭했고, 신의 경지의 기예로 여겨졌다. 누영춘은 종이를 찻물에 얹어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거품을 내는 음다법(차 마시는 방법)을 ‘분다’라고 한다. 균일하고 아름다운 색의 거품을 내어 잘된 것을 겨루는 투다도 성행했다. 이런 문화를 통해 차는 송대에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차·향·꽃의 세계사’에는 차로도 읽고 다로도 읽는 ‘다’(茶)가 많이 나온다. 단차(덩어리진 차)의 제조 과정은 채다, 간다, 증다, 전다, 연다, 조다이고 차를 만드는 법은 전다, 점다, 분다, 투다가 있으며, 다기로는 다병, 다잔, 다탁, 다선 등이 있다. 용어와 발굴 유적들로 차문화가 얼마나 융성했는지를 알 수 있다.



책은 순서대로 중·한·일 차·향·꽃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다룬다. 모두 중국에서 출발해 한국·일본으로 건너가 독특한 문화를 이루었다. ‘차·향·꽃’은 분리되어 있지만 한 공간에 모여 있다. 소박함을 중시하는 와비차를 집대성했다고 하는 일본의 센노 리큐는 ‘남방록 ’에 이런 말을 남겼 다 . “물을 나르고, 땔나무를 하고, 탕을 데우고, 차를 달여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사람에게도 베풀고, 자신도 마신다. 꽃꽂이를 하고, 향을 피운다 . 모두 불조에 대한 공양의 자취를 배우는 것이다. ” 그가 다완 제조를 부탁한 것이 조선 도공이었다는 점도 의미 깊다.



옛사람의 취미는 남지 않았지만 차·향·꽃을 담는 그릇들인 도자기로 짐작해볼 수 있다. 저자는 중국 베이징대학 중문학 박사과정 중 저장성 월요 요장 발굴에 참여하고, 한국에서 신안 해저 문화재를 전담하여 연구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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