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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한글박물관, 보물 ‘월인석보’ 등 유물 9만 점 다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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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화재 소장 유물 피해는 없어
안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10월 예정 재개관 일정엔 차질

1일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화재가 발생해 문화재청 등 관계자들이 소장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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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화재가 발생한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 유물 9만여 점을 다른 박물관으로 옮긴다. 화재로 인한 유물 피해는 없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2일 “전날 화재로 박물관 3, 4층이 모두 전소됐고, 다행히 유물을 보관 중인 1층 수장고는 피해가 없었다”며 “박물관 소장 유물을 모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으로 분산해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조선 세조(1459년) 때 편찬한 불교대장경인 ‘월인석보 권9, 10’과 가객 김천택이 가곡과 여항가요를 모아 1728년 편찬한 필사본 가집인 ‘청구영언’ 등 보물 9점을 소장하고 있다. 또 소장품인 조선시대 효(孝)와 충(忠) 등을 강조한 ‘삼강행실도(언해본)’ 등 4점은 서울시가 지정한 시도유형문화유산이다. 이 밖에 한글 관련 문헌 자료가 수만 점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지하 1층~지상 4층) 3층과 4층 사이 철제 계단 절단 작업 중에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인력 260명, 장비 76대가 동원돼 불은 약 4시간 만인 낮 12시 31분 진화됐다.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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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당시 박물관은 휴관 상태였다. 2014년 개관한 박물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증축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다행히 내부 관람객이 없었고, 소장 유물들도 방화벽이 설치된 1층 수장고에서 별도 관리 중어어서 피해를 입지 않았다. 화재 발생 직후 강정원 관장과 안승섭 기획운영과장, 김희수 전시과장 등이 나와 유물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가 지정문화재급 26건(257점)을 인근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긴급 이동시켰다.

박물관 측은 화재 현장 감식과 건물 구조 진단 등을 위해 남은 유물들도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안승섭 과장은 “이번 주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뒤 유물을 옮길 예정”이라며 “9만 점에 이르는 유물을 옮기는 데는 한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10월 예정이었던 재개관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 과장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유물 이송 등의 변수가 발생해 재개관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화재 현장을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체부 산하에 있는 다중문화시설이 많은데 철저하게 점검하고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걱정 끼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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