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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나나, 출시 일정 모호…AI 경쟁서 뒤처질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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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메이트' 카나나 연내 출시 목표
기술적 완성도·내부 추진력 의구심…경쟁력 약화 우려도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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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카카오의 인공지능(AI) 메이트 '카나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출시 일정이 불투명해 시장 신뢰도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네이버 등 경쟁사들이 AI 비서 시장에서 속도를 내는 가운데, 카나나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AI 메이트 카나나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 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AI 비서 서비스다. 카카오톡과는 별도 앱으로 출시된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카나나를 발표하며 AI 비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미래 화두인 AI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고민이 컸다"며 "카나나는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AI 시대에도 충분히 발휘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식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지난해 연말 사내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카카오의 판단이다. 정 대표는 "카나나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이고, 카카오톡이라는 특성상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바꿀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서비스의 정답을 찾아가는 시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출시가 예상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 역시 "올해 연말 혹은 상반기 1차 시도를 할 예정"이라면서도 "사용자의 만족을 못 시킨다면 계속해서 정답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출시가 유동적임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출시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는 것이 시장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와 내부 추진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메이트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 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AI 비서 서비스다. /유튜브 채널 'kakao tech'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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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출시 일정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며 "일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은 연구·개발 과정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 출시를 공표해 놓고도 명확한 일정 없이 내부 테스트만 진행하며 시간을 끄는 경우가 있는데,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주체가 경영자이기 때문에, 경영상의 문제"라고 말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도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다만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으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카나나가 카카오톡 같은 핵심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카카오조차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설상가상 경쟁사들은 AI 비서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23년 9월 B2C AI 비서 '에이닷'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개인 AI 비서 '에스터'의 정식 출시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 역시 '클로바X'를 기반으로 AI 비서 서비스를 구축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AI 서비스는 빠른 출시와 데이터 확보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분야인 만큼, 일정이 지연될수록 카카오의 AI 전략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은 속도가 중요한데, 카카오는 경쟁사 대비 늦어지는 모습"이라며 "카카오의 입지가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도 "출시가 계속 지연되면 그 사이 경쟁사들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게 되고, 결국 출시되기도 전에 후발주자가 될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그동안 투자한 연구·개발 성과가 매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연구·개발과 출시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추세"라며 "카카오는 오히려 이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상황이 반복되면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카카오가 늦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최 교수는 "국내에는 아직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AI 비서 서비스가 없어 카카오에 대한 기대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기존 서비스들은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카카오가 특정 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이슈가 되지 않겠지만, 카카오톡처럼 대중적으로 자리 잡을 서비스를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며 "강력한 경쟁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존재하더라도 시장을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늦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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