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대전 당시 영국 '독립' 약속 믿고 함께 싸웠으나 이스라엘 건국…아랍국 4차례 전쟁 모두 패배
무장정파 하마스 등장 이후 이스라엘 봉쇄로 '세계 최대의 감옥'…2023년 10일 이-하마스 전쟁 발발로 4만6000명 사망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1년을 맞이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모습이다. 2024.10.07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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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종일 강민경 정지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소유, 개발하고 주민들을 이주시킨 뒤 지중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렸다가, 이젠 15개월 전쟁으로 완전히 '폐허의 땅'으로 주저앉은 가자지구(Gaza Strip)는 이스라엘과 지중해 사이 좁은 땅으로, 남쪽으로는 이집트 북동부 지역과 접하고 있다.
길이 약 50㎞, 폭 5~8㎞에 걸쳐 가늘고 길게 뻗은 지역으로 총면적 약 362㎢이다. 서울시 면적의 60% 수준인데,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약 230만 팔레스타인인이 모여 살았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또 다른 거주지인 요르단강 서안과 달리 오랜 기간 무장정파 하마스 통치 하에 있었다.
시오니즘 확산으로 유대인 정착 시작…1948년 이스라엘 건국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조상의 땅이었던 팔레스타인에 민족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시오니즘 운동이 19세기부터 확산되면서 유럽에서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는 이들이 점차 늘기 시작했다.
특히, 1917년 당시 영국의 외무장관이었던 아서 밸푸어가 '유대인의 민족적 고향' 설립을 지지하는 선언을 발표하면서 시오니즘은 더 힘을 받게 됐다.
11일 (현지시간) 가자 지구 알 마가지 난민 캠프에서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소개령에 따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피난을 하고 있다. 2024.12.1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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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은 이 땅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밸푸어 선언'에 반대했지만 2차 대전을 거치면서 박해를 피해 이곳에 정착하려는 유대인들은 더욱 늘어났다.
이후 1947년, 유엔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인 국가, 아랍인 국가로 나누되, 예루살렘은 국제 공동 관할 특별 지역으로 두는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통과시킨다.
유대인들은 이를 수용했지만, 아랍 측은 반대 입장을 보여 계획은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 이듬해에 영국은 이곳에서 철수했고, 같은 해 5월 14일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의 건국을 선언한다.
아랍과의 전쟁 그리고 눈물의 '알 나트바(대재앙)'
휴전 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 80%를 차지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 약 75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는데, 이를 아랍어로 '알 나크바' 혹은 '대재앙'으로 부른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매년 나크바 데이 때 커다란 건물 열쇠를 들고 시위를 벌여왔다. 이 열쇠는 이스라엘에 빼앗겨 이젠 되찾을 수 없는 자신들의 집과 창고의 열쇠를 뜻한다. 전쟁으로 고향을 떠난 뒤 아직까지 돌아갈 날만 기다리는 난민이 수백만 명이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은 1973년까지 4차례 전쟁을 벌였다.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고, 영토를 크게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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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불법 점령지에 유대인 정착촌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5년에는 이전에 체결한 평화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은 유대인 정착촌을 포기하고 자국민과 군대를 철수시켰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철수 후에도 요르단강 서안에 정착촌 건설을 이어왔다.
불법 점령지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건설은 계속됐다.
이듬해 1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가자지구를 둘러싼 갈등은 본격 재점화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2007년부터 장벽을 세우고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이집트 역시 남쪽 라파와 맞닿은 국경을 통제해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도 불려 왔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칸 유니스를 공습하고 있는 모습. 2023.12.20.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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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에 명시된 '두 국가 해법'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긴 분쟁에 외교적 노력도 수차례 이어졌지만 팔레스타인 난민 처리 문제, 서안지구 정착촌 문제, 예루살렘 수도 공유 문제 등 양측의 분쟁은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 논의가 진전되면서 입지 축소를 우려한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기습 공격을 벌였고 이에 이스라엘이 보복하며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됐고 약 15개월간 이어졌다. 그간 팔레스타인 주민 4만6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달 유엔은 가자전쟁으로 가자지구의 건물이 3분의 2(17만 채 이상)가 손상되거나 무너졌다고 발표했다. 또 가자지구 전역에 4200만 톤 이상의 잔해가 남았다고 집계했다.
트럼프 "팔 주민 내보내고 가자지구 점유…중동의 리비에라 개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소유하겠다"고 밝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2025.02.0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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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없애기 위한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가자지구가 같은 사람들에 의해 재건되고 점령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피난에 나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지구로 돌려보내는 것을 반대하고 다른 국가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가자 주민들이 돌아가길 원하는 것도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 영토를 점령해 장기적으로 소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 인프라 및 주택을 건설하고 경제 개발을 이뤄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리비에라는 '해안'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바닷가 관광지에 종종 붙여지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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