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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김동연, 이재명한테 붙어 지사 된 사람"...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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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당시 양당 러브콜에도 '정치교체'로 李와 단일화

입당 후 경기지사 출마하면서 당내 경선서 압도적 1위

사전투표날 李·宋 '김포공항 이전' 초대형 악재에도

金 개인 득표, 경기도 民 비례득표보다 22만여표 앞서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서 지사가 된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사법리스크 운운하는 것은 배은망덕한 거다.”

유시민 작가가 지난 5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에서 남긴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대한 인물평이다. 유 작가는 “이 대표 지지자들이 경기도에서 대선 패배를 분개하면서 김동연 지사를 밀어 겨우겨우 이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대한 인물평을 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매불쇼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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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김 지사를 비롯해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더불어민주당 내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안이 될 수 있는 잠룡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들을 싸잡아 비판하며 나온 말이다. 김동연 지사는 최근 이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과 당내 민주주의 문제 등에 대한 비판을 연달아 내놓은 바 있다.

과연 유 작가의 말처럼 김동연 지사는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서 지사가 된 사람’일까. 지난 2022년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상황을 되짚어봤다.

尹·李 모두 러브콜에도 민주당 택한 이유는

대선이 한창이던 2022년 3월 1일 새로운물결 후보로 뛰던 김 지사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와 회동에서 정치교체에 공감대를 형성, 다음날인 2일 후보직을 사퇴하며 이 후보와 단일화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사실 제가 갖고 있는 가치와 철학 이런 것 때문에 저는 끝까지 깨지더라도 완주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재명 대표하고 연대를 했다”며 “당시 이 후보는 제가 제시한 것에 대해서 100% 동의했다. 제가 그때 정치 교체와 국민 통합을 얘기했고,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서 합의를 봤다”고 단일화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김 지사는 이재명 후보 외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2022년 3월 1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가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회동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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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끝나고 경기도지사 외에도 서울특별시장 출마설이 돌던 와중 김 지사는 3월 29일자로 새로운물결과 민주당 합당을 선언, 이어 3월 31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주당과 합당 후에도 대선 단일화가 꽃가마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미 민주당 내에서는 5선의 안민석·조정식 의원을 비롯해 3선 수원시장을 지낸 염태영 전 시장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였다. 김 지사는 이들을 상대로 치른 당내 경선에서 50.67%로 과반 이상을 득표해 결선투표 없이 후보로 확정됐다.

지선 사전투표날 터진 핵폭탄 ‘김포공항 이전’

본선은 더욱 가시밭길이었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불과 석 달 만에 치러지는 까닭에 여당의 컨벤션 효과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또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으로 활동한 김은혜 후보였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기간 직전까지 진행된 각종 조사에서 김동연 지사는 김은혜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띄거나, 오차범위 밖으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사전투표 첫날인 5월 27일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발표한다.

2022년 5월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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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던 김동연 지사에게는 초대형 악재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강남 사람은 청주공항을, 동쪽에 계신 분은 원주공항을 이용하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경기도민은 어디를 이용해야 하나”라며 “김포공항을 없애버린다면 지하철 연장과 GTX 신설에 관련된 예비타당성 조사에 심각하게 악영향을 받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또 “이재명 후보는 이러한 사실을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직 경기지사이자 대선후보가, 국가 전체의 이익은 내팽개치는 급조된 공약을 가지고 왔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명백히 경기도민의 이익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며 김동연 후보 측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김동연 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김포공항 문제는 전체적으로 당내에서도 조율을 좀 거쳐야 될 내용이라 생각한다”며 “다른 지역과 관련된 공약 문제는 당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야 되는데 그런 논의가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악재에도 民 비례 득표율보다 높은 득표로 ‘신승’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는 당시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역대 선거사에 남을 명장면이 펼쳐졌다. 6월 1일 본투표 종료 후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의 승리가 점쳐졌다. 자정을 넘긴 시점까지도 김은혜 후보의 득표가 앞서는 상황이 계속됐고, 일부 방송사들은 당선 유력을 표기하기도 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는 96.6%가 진행된 시점인 5시 32분께 반전을 풀어냈다. 골든크로스가 일어나며 김동연 지사가 김은혜 후보를 앞지르기 시작하면서다.

김 지사는 282만7593표, 49.06%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은혜 후보를 상대로 8913표, 0.15%포인트라는 역대 광역단체장 중 최소 득표율차로 승리했다.

개표 막판 극적으로 역전하며 승리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새벽 경기 수원 팔달구 선거사무소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하게 된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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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승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지목된다. 본투표를 이틀 앞두고 터진 김은혜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이슈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용석 후보로 인한 보수 표 분열 등이 가장 많이 언급됐지만, 김동연 지사의 인물 경쟁력도 역전승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제8회 지방선거 경기도 광역의원 비례대표선거 개표결과 민주당은 260만5942표(45.42%), 국민의힘은 287만5636표(50.12%)를 얻었다. 26만9694표(4.7%포인트) 차이다. 김동연 지사 개인이 득표한 282만7593표보다는 22만1651표 뒤진다.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서 지사가 됐다”는 유시민 작가의 김동연 지사에 대한 인물평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유 작가의 발언은 역풍을 맞고 있다. 민주당 내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의원은 지난 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것은 이 대표이고, 때로는 비판할 수도 있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그러나 비판하기만 하면 ‘수박’이라는 멸시와 조롱을 하는 현상이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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