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매출 삼성 DS 30조원, TSMC 38조원…3분기보다 차이↑
삼성은 범용 메모리 부진, TSMC는 AI 수혜…1분기도 실적 격차 예상
삼성전자 서초사옥 |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자 경쟁사인 대만 TSMC에 2개 분기 연속 매출에서 밀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선점 여부가 실적의 운명을 가르면서 두 회사의 매출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 삼성,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TSMC에 내줘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작년 4분기에 매출 30조1천억원, 영업이익은 2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AI 열풍에 수요가 폭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주도권을 놓쳤고, AI 반도체 생태계를 이끄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아직 합류하지 못했다.
AI 칩 수요에 힘입어 TSMC의 작년 4분기 매출은 8천684억6천만 대만달러(약 38조4천억원)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실제로 작년 4분기 TSMC의 응용처별 매출을 보면 AI가 활용되는 고성능컴퓨팅(HPC)이 53%로, 기존에 최대 비중을 차지했던 스마트폰(35%)을 크게 앞질렀다.
SEDEX 2024 부스에 놓인 TSMC 간판 |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지난해 두 회사 매출은 2분기에는 28조원대로 비슷했다가 격차가 3분기 약 3조원에서 4분기에 8조원 정도까지 벌어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업황이 본격적으로 둔화하기 시작한 2022년 3분기를 시작으로 2024년 1분기까지 TSMC에 매출 역전을 허용하면서 매출 1위 자리도 함께 내줬다.
이어 작년 2분기에 근소한 차이로 삼성전자가 매출을 재역전했다가, AI 칩 수요 폭증과 맞물려 3분기에는 다시 TSMC가 앞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을 이끌며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경쟁도 하는 두 회사의 위상을 고려하면 매출 1위가 주는 상징적인 의미는 있다고 업계에서는 본다.
◇ "AI 분야 대응에 따라 실적 차별화 지속될 것"
삼성전자와 TSMC의 이 같은 매출 격차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에 모바일·PC 고객사의 메모리 재고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력인 범용(레거시) D램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HBM은 아직 강력한 실적 반등을 이끌지 못하는 상황이다. 파운드리도 수주 부진과 낮은 가동률로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그래픽]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실적 |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을 두고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함께 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 제품의 실적 기여도가 미미할 것이라는 점에서 부진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작년 1분기보다 32% 증가한 250억∼258억 달러로 제시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36조∼37조원 수준으로, 삼성전자 매출 전망치보다 10조원가량 많다.
이번 1분기에 탄탄한 AI 수요가 스마트폰 비수기 영향을 상쇄해 호실적을 이끌 것으로 TSMC는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TSMC 실적 개선의 핵심 드라이버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매출"이라며 "삼성과 인텔이 파운드리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단 공정 및 AI 분야에서 TSMC의 독점적 지위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 가속기 매출은 2029년까지 5년간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이라며 "이는 결국 AI 분야에 제대로 대응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하는 기업 간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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