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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대미 수출 쌍두마차’ 자동차·반도체도 관세 폭풍 휘말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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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관세 명문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모든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한 뒤 보여주고 있다(위 사진).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미국 신정부 대응 업계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미 대통령 포고령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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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등 품목 관세도 시사
자동차, 철강 이어 ‘겹악재’
현실화 땐 원가 압박 가중
반도체는 메모리 제품 타격

“미 기업 수익성까지 희생”
실현 가능성 회의적 전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현지시간)부터 모든 국가에서 들여오는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자동차와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에 대해서도 부과 검토를 언급했다.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한국의 대미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은 한국의 대미 수출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11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1277억86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품목은 자동차(347억4400만달러)이고, 반도체(106억8000만달러)는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의약품(15억1300만달러)까지 합한 세 품목은 대미 수출의 36.7%를 차지한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무관세로 조달하던 한국산 철강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수출뿐 아니라 미국 현지 생산도 직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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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한국서 생산된 철강과 알루미늄을 미국으로 들여와 북미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철강·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 이를 부품으로 사용하는 완성차의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계는 현실화 가능성이 작다고 보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반도체는 무역수지 적자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반도체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2023년보다 123% 증가했다.

관세가 현실화하면 반도체 제품 역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메모리는 한국·중국에서 주로 생산한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메모리 제품이 관세 영향권에 들게 되면 이를 사용하는 자동차·로봇 등 전방 산업으로까지 그 파급력이 번져나가게 된다.

다만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전망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메모리 업체들의 점유율이 워낙 높아 대체재가 없으며 수요처가 대부분 미국 빅테크 업체인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고율의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수익성을 희생하면서까지 관세를 매기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수출 시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약품도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의약품 업계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미국 현지 투자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의약품 업계 관계자는 “위탁개발생산(CDMO)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은 미국 이전 카드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자국민에게 저가의 의약품을 공급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애초 기조와는 배치되는 측면도 있어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학·권재현·김상범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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