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경찰버스로 만든 차벽을 사이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왼쪽 사진), 반대(오른쪽 사진)하는 집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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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3시 옛 전남도청 인근인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흥국화재빌딩을 중심으로 50여m 공간에 경찰 기동대버스 6대가 도로 양편을 막아섰다. 버스 차벽 양편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찬성 측과 반대 측이 각각 집회 무대를 세웠다.

경찰은 양측 무대 사이로 경력 400여명을 배치해 시민들이 오가는 것을 엄격히 통제했다. 탄핵 찬성·반대 측 시위대가 서로 충돌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경찰은 이날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탄찬·탄반 집회에 각각 2만여명, 3만여명이 시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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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공간서 ‘탄핵 반대’ 안될 말”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 측 집회 참가자들 간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차벽을 설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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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가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광주 금남로 일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반대 시위대에 의해 두 쪽으로 나뉘었다. 광주시민들은 보수단체가 5·18민주화운동 중심지인 금남로에서 집회를 연데 불만을 쏟아낸 반면 보수단체 측은 “대통령의 탄핵은 무효”라고 맞섰다.

보수 성향 개신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금남로3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앞에서 국가비상기도회 및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북침 아웃’, ‘22대 국회는 해산하라’ 등의 손피켓과 태극기·성조기를 들고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한 시민이 “5·18 심장부인 광주에서 왜 (탄핵 반대) 집회를 여느냐”고 소리치자 고성과 욕설을 퍼부으며 응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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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민주당, 내란·탄핵 조작”

보수성향 개신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 회원들이 15일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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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탄핵 반대 집회는 찬양과 특별공연 등을 시작으로 청년·시민 발언,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발언 등이 진행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 아웃’, ‘문형배·이미선·정정미 아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한길씨는 이날 무대에 올라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1980년.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광주 시민들께서는 이 자리 금남로에 모여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피 흘리고 희생하셨다. 잊지 않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전씨는 “오늘 우리는 갈등과 분열을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 화합과 통합을 위해 모였다”며 “대한민국은 위기를 맞을 때마다 국민이 똘똘 뭉쳐서 극복했다. 지금이 우리가 뭉쳐 위기의 대한민국을 헤쳐 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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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통령 끌어내리려 한다”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및 석방 촉구 국가비상기도회에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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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이어 “민주당은 거짓말당, 사기당이다. 내란을 조작하고 탄핵을 조작해서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당”이라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주 50%를 넘었고, 오늘 광주 시민과 국민여러분의 지지로 곧 60%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브코리아 측은 “오후 5시 현재 15만명이 운집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탄핵 반대 시위에 참여한 박영기(56·안동시)씨는 “윤 대통령의 탄핵은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광주까지 왔다”며 “전한길 강사의 말대로 민주당이 불법으로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광주시민을 선동하는 것 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보수단체 집회에 맞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됐다. 광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광주비상행동’이 주도한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는 오후 5시 현재 2만여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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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찬성, 50m 보수단체와 등진채 집회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광주시민총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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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찬성 집회는 50여m 거리의 보수단체 집회 무대와 등진 채 진행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김건희도 구속하라’ 등의 손피켓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집회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공연, 한국사 강사 황현필씨의 발언 등으로 진행됐다.

황현필씨는 이날 발언을 통해 “(보수단체들이) 헌법을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씨는 “우리는 저들(세이브코리아)을 극우라고 부르는데 극우가 아니다. 극우라함은 애국심을 동반해야하는데, 저들은 친일매국세력이다. 아무리 죽이려고 해도 죽지 않은 매국 좀비”라고 했다.

황씨는 “5·18 당시 많은 열사가 쓰러진 금남로에서 내란수괴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며 “광주는 민주주의의 대표 도시다. 얼마든지 자유를 이야기해도 되지만, 최소 내란수괴 옹호 집회를 하는 것은 나치 주종자가 집회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앞서 황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전한길씨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며 광주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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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필 “극우도 아닌, 친일매국세력”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경찰 차벽을 사이로 둘로 나눠져 열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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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정용훈(41·부산시)씨는 “5·18 당시 계엄 트라우마가 여전한 광주에서 보수단체가 집회를 한다는 말을 듣고 광주로 왔다”며 “계엄령 선포로 헌법을 위반한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 내란 세력을 뿌리 뽑을 때까지 탄핵 집회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양측의 물리적 충돌에 대비해 기동대 20개 중대(1400여명)를 투입했다. 양측 집회가 서로 등진 채 진행된 금남로 흥국화재빌딩을 중심으로 차벽을 설치하고, 경력을 배치해 물리적 충돌을 막았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평화적인 집회는 최대한 보장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한 결과 별다른 마찰 없이 양측의 집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황희규·장서윤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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