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시리아 학살·내전 경험자 유전자 변화, 손자·손녀에게 유전"
폭력 노출과 게놈의 후성유전학적 변화 연구 |
미국 플로리다대 코니 멀리건 교수팀은 28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시리아에서 종파적 학살 사건과 내전을 경험한 사람들과 그 후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멀리건 교수는 이 연구는 트라우마 스트레스의 세대 간 유전을 인간에서 처음 확인한 것이라며 "트라우마와 폭력이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사람들이 피해자들에게 더 공감하고 정책 입안자들이 폭력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동물 연구에서는 스트레스의 후성유전학적 징후가 후대에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사람에게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시리아 가족 중 일부는 요르단으로 이주하기 전 1982년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하마시를 포위하고 수만 명을 살해한 종파적 학살을 겪었고, 일부는 하마시 학살은 피했지만 이후 아사드 정권에 맞선 내전을 겪었다. 대조군 가족들은 폭력 사태 발생 전인 1980년 이전에 요르단으로 이주했다.
연구팀은 48개 가족 내에서 두 사건 발생 당시 임신 중이었던 할머니와 어머니, 이들의 자녀 등 138명으로부터 유전자 분석용 샘플을 수집해 후성유전학적 변형을 확인하고 폭력 경험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하마시 학살 생존자의 손자·손녀에게서 할머니가 경험한 폭력 트라우마로 생긴 게놈 변형 영역 14개가 발견됐다. 이 14개 변형은 스트레스로 인한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미래 세대에도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후성유전학적 변화 대부분은 폭력에 노출된 후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며 이는 스트레스에 대한 공통된 후성유전학적 반응이 스트레스에 직접 노출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멀리건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단순히 난민 문제뿐만 아니라 가정 폭력, 총기 폭력 등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이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폭력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tific Reports, Connie Mulligan et al., 'Epigenetic signatures of intergenerational exposure to violence in three generations of Syrian refugee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5-89818-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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