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韓 증시 개인 총거래액, 전월比 178조원 가까이 증가
日평균 개인 거래액 30조원 선 8개월 만에 웃돌아
올 들어 美·日 대비 韓 증시 아웃퍼폼
트럼프發 ‘관세 전쟁’ 심화 하방 압력 가능성도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제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해 나 홀로 부진했던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등 글로벌 증시로 이민을 떠났던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2월 들어 빠른 속도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액(매수+매도액)이 8개월 만에 30조원 선을 넘어선 가운데, 월별 총거래액 중 개인 비율도 60% 선에 근접하면서다. 작년 말에 비해 확연히 식은 미국 중심의 해외 증시 투자 열기가 국내 증시로 이전됐다는 평가 속에, 이 같은 수급이 국내 증시 추가 상승에 도움을 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그동안 유예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이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강행과 대중(對中) 추가 관세 부과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증시엔 부담 요소로 꼽힌다.
2월 개인 총거래액 600兆 선도 넘어서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포함한 전체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지난 2월 총거래액은 600조4477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 총거래액 422조4294억원과 비교했을 때 178조183억원이나 더 많은 개인 투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돌았던 셈이다.
일평균 거래액으로도 환산했을 때도 30조22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월(23조4683억원) 대비 6조5541억원이나 더 늘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일평균 거래액이 30조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31조2810억원) 이후 8개월 만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들어서며 국내 증시에선 개인 투자자의 일평균 거래액 30조원 벽이 무너지며 ‘동학개미(국내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의 이탈이 시작됐다. 이어 지난해 9월엔 개인 일평균 거래액이 22조6183억원까지 내려앉으면서 월간 거래액 내 개인 비율도 55.54%까지 내려앉았다. 일평균 거래액만 봤을 때 ‘바닥’을 찍은 것은 21조3499억원이었던 지난해 12월이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가뜩이나 미국, 일본, 대만 등 해외 증시와 비교했을 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외면이 심화했었는데, 12월 3일 밤 터진 윤석열 대통령 발(發) 비상계엄 사태는 개인 투심을 완전히 얼려버렸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목할 지점은 ‘서학개미(미국 등 서구권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로 국내 증시를 등졌던 개인 투자자들이 ‘동학개미’로 돌아온 사실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시 투자 흐름을 봐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2월 해외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합산 거래액은 535억9340만달러로 한 달 전(598억5087만달러)에 비해 10.46%(62조5747억원)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액으로 환산했을 때는 1월(26억221만달러)에 비해 소폭 늘어난 26억7967만달러였다.
해외 투자 열기가 식었다는 점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더 확연히 나타난다. 작년 12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시 합산 거래액은 687억7391만달러로 2월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28.33%(151억8051만달러)나 더 많은 수준이었다. 일평균 거래액도 31억2609만달러로 16.66%(4억4642만달러) 수준으로 더 컸다.
떠나갔던 동학개미들이 국내 증시로 귀환한 가장 큰 요인은 수익률이 꼽힌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기대가 상향 조정되거나 유동성이 보강돼야 강세장이 올 수 있는데, 현재 시점에선 둘 다 좋아지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가이던스 상향 조정을 모두 달성한 종목의 최근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16.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관점에서 이번 반등의 첫 번째 목표 구간을 코스피 2700대 중반으로 잡을 수 있다”면서 “매크로 상황만 보면 급격한 하향 조정 가능성은 작다. 중국도 재정정책으로 힘을 보태는 가운데, 환율 효과도 서프라이즈 변수”라고 짚었다. 노 연구원은 업종 측면에서 주당순이익(EPS)이 상향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틸리티, 에너지, 통신, 운송, 자본재, 소프트웨어, 미디어, 헬스케어에서 기회를 모색할 만하다고 제언했다.
“트럼프發 관세가 변수”
증권가에선 강세장 전망이 우세한 3월 이후 국내 증시엔 ‘노이즈’가 많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2.64%,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4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6%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관세 정책이 협상 수단일 뿐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시장의 희망이 꺾였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이민과 마약 단속 등을 위한 국경 안보 강화에 협력하기로 하자 두 나라에 대한 25% 관세를 1개월 유예했고, 중국에 대해서만 지난달 4일 1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효시킨 바 있다. 중국에 대해 미국은 지난달 4일부터 시행된 10% 추가 관세에 10% 관세를 보태 예전보다 모두 2-0%의 관세를 더 부과한다. 결국 막판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에 대한 새 관세가 미국 동부시간 4일 0시(한국시간 4일 오후 2시)를 기해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각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상호 관세’를 4월 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앞서 면세 없이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철강과 알루미늄 이외에 자동차·반도체·의약품·구리·목재·농산물 등이 관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증시로선 관세 전쟁이 심화할수록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3월 초엔 한 달간 유예했던 캐나다·멕시코 관세 문제가 예고된 데다, 4월 초에는 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 발표가 예정된 상황”이라며 “미국을 빠져나온 증시 투자 금액이 흘러 들어가 랠리를 펼쳤던 유럽, 홍콩 증시 등에서도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장세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점도 3~4월 국내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만, 3월 국내 증시가 ‘전약후강(前弱後强)’의 패턴을 보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글로벌 금융시장은 2월 말 불확실성 변수들이 안정을 찾으면서 정상화하고, 펀더멘털 동력이 유입되며 상승추세를 재개할 것”이라면서 3월 코스피 밴드 상단 2730, 상반기 3000 전망치를 유지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이 파행한 가운데 지정학적 불안이 높아지며 유럽 국방비 지출 확대 전망에 유럽 방산주 주가가 크게 상승, 국내 방산주의 키 맞추기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행보는 2∼3거래일 이상의 연쇄 급락을 유발하며 증시 추세를 붕괴시키기보다는 하락과 되돌림을 반복하는 변동성 재료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